[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 기획재정부 A과장은 민간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휴가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다. 최근 과다한 업무량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아직 국장도 휴가 얘기가 없는 마당에 먼저 가겠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정경부 곽도흔 기자 |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 내수를 살리기 위한 대책들을 대거 담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을 만든 당사자들은 여름휴가를 못 가는 상황이 됐다. 정부는 앞서 지난 15일 지방자치단체, 경제단체 등와 함께 마련한 '국민행복과 내수활력 제고를 위한 하계 국내여행 활성화 방안'을 통해 공무원 여름 휴가 하루 더 가기 캠페인 등을 펼치기로 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지난 21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확대간부회의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휴가를 적절히 활용해 지치고 힘든 몸과 정신을 재충전하는 기회를 갖도록 간부들이 적극적으로 신경써주시길 특별히 당부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휴가를 장려했지만 정작 최경환 부총리는 아직도 휴가 계획을 잡지 않았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부총리가 휴가를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사회의 정점인 정부부처 생리상 부총리가 휴가를 안 가는데 차관들이 갈리 없고 차관이 안 가는데 국장들이 휴가를 갈 수는 없다.
문제는 기재부의 경우 지난해에도 제대로 휴가를 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오석 전 부총리가 원래 4박5일 정도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이를 반납하고 출입기자단과 함께 1박2일의 현장점검에 나섰다.
일부 과장들은 하루 정도 휴가를 갔지만 대부분이 사무실로 출근했다.
22일 발표된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재정수지 적자가 23조원에 달했다. 국세수입 진도율도 2.2%p나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 활성화를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기재부 공무원들을 비롯해 100만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일주일 정도 여행을 가고 맛있는 것을 먹고 푹 쉬다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에서 누구보다 바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무려 16일의 휴가를 간다.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여~ 떠나라!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