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경매시장의 차량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22일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전국 차량 경매 물건은 3778건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치였던 2858건을 갱신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30% 이상(1000여건) 늘어난 수치로, 경기 침체로 세금을 체납하거나 매달 내야 하는 할부금을 못내 경매시장으로 향하는 ‘불황형 차량 경매 물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차량경매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전에는 대형차가 경매로 많이 나왔던 것에 비해 올해는 서민들이 주로 많이 타고 있는 경차와 소형차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매년 200~300건이었던 경차와 소형차는 지난해 395건에서 올해 572건으로 40% 넘게 증가했다. 과거 감당하기에 버거운 대형차를 구매해 할부금을 연체하는 것이 많았다면 이번조사에서는 경차와 소형차 경매 물건이 많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불황의 그늘이 깊고 오래 됐다는 것이다.
경차와 소형차 뿐 아니라 수입차 경매물건도 크게 증가했다. 2009년 100여건에 못 미치던 수입차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는 300건을 넘어섰고 올해는 542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59건 대비 200여건,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렇게 수입차 경매가 늘어난 것은 경기 침체 이외에도 원금유예할부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수입차 구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금유예할부는 차 값의 일부를 내고 이자와 원금의 극히 일부만 36개월간 불입하면, 남은 차 값은 3년 후 한꺼번에 갚는 방식으로 차량 구매단계에서 목돈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었다. 원금유예할부 프로그램은 2010년 본격적으로 도입됐고 원금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2013년부터 원금을 납부하지 못한 수입차가 경매신청 되기 시작해 이때부터 수입차 경매 물건이 크게 증가했다.
이렇게 경매시장에 차량이 나와도 채권자 입장에서 이를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차는 감가상각이 커 구입할 때 감정해 대출 해준 금액이 경매 신청되고 감정한 금액보다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7월2일 프라이드 2009년식 모델은 감정가 600만원보다 170만원 싼 430만원에 낙찰됐다. 2차례 유찰된 물건으로 현대캐피탈이 1000여만원을 받기 위해 올해 6월 경매에 넘겼다. 채권청구액은 1000만원이지만 감정가는 600만원 밖에 되지 않았고 낙찰가는 이보다 170만원 싼 430만원에 낙찰됐다.
또 감정가 6000만원의 BMW7-Series 740i차량은 1300만원 할인된 4700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물건은 2차례 유찰된 물건으로 2010년 8월 처음 신차를 구매했지만 6400여만원을 갚지 못해 현대캐피탈이 지난해 12월 경매 넘긴 물건이다. 이 물건 또한 채권액은 6400만원이지만 감정가는 6000만원이고 낙찰가는 그보다 더 낮은 4700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차, 소형차, 수입차 가릴 것 없이 경매시장에 차량 물건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경매 채권 청구액 외에 건강보험료, 자동차보험료, 과태료 등을 체납한 생계형 경매 물건들로 불황이 계속 되는 한 차량 경매 물건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