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 양호 유동성개선, 경기반등 청신호
[뉴스핌=조윤선 기자] 2014년 상반기 실적 발표결과 중국 상하이(上海)·선전(深圳)증시에 상장한 기업 중 60% 이상이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과반수 이상의 상장사가 양호한 영업실적을 달성한 것은 중국 경기가 약하지만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광의통화량(M2)이 예상보다 급격히 증가해 시중유동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드러내면서, 하반기 경제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하반기에도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구조조정과 경제성장 유지 부담이 여전히 클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와 그림자 금융, 해외투자자의 이탈 등 요인이 하반기 경제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상장사 실적개선, 경기 바닥찍고 반등 날개
7월 15일 기준, 상하이·선전 증시 상장사 1529곳의 상반기 영업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950개에 달하는 상장사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상장사 중 62.13%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이 중에서 상반기 영업이윤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한 상장사가 331개(21.65%), 영업이윤이 증가한 상장사가 383개(25.05%)에 달했다.
지속적으로 영업수익을 유지한 상장사는 143개, 상반기 영업실적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장사는 93개로 집계됐다.
폴리에스테르 업체인 유푸구펀(尤夫股份 002427.SZ)은 수출 증가와 업계 가격 조정으로 상반기 순이익 증가폭이 무려 137.98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상반기 30억5900만 위안의 순이익을 달성했던 하이뤄시멘트(海螺水泥 600585.SH)도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0%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이밖에 현재 350개 촹예반(차스닥)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발표한 상장사는 65.71%에 달했다.
하지만 시장의 각광을 받았던 일부 유망 종목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일례로 인터넷보안 테마주인 뤼멍커지(綠盟科技 300369.SZ)의 상반기 적자가 300만 위안에서 800만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매체는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실적은 실물경제의 바로미터와 같다며, 상장사의 전반적인 실적 호조는 중국 경제가 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주하이빈(朱海濱) JP모건 경제학자는 "GDP성장률 수치 등 전반적인 상황을 볼 때 2분기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며 "중국 경제가 이미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성장 뒷받침할 유동성 풍부, M2 14.7% 증가2013년 하반기~2014년 상반기 M2증가율 동향.[그래픽=송유미 기자]
올 상반기 중국의 광의통화량(M2) 잔액이 120조96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4.7%나 증가했다는 점도 중국 경기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전망이다.
중앙은행 조사통계사(司) 성쑹청(盛松成) 사장은 "M2가 시장예상을 깨고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시장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이며, 금융이 실물경제 지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충분한 유동성은 안정성장과 구조전환 추진에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2가 예상보다 큰 증가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쑨하이린(孫海琳) 굉원(宏源)증권 수석경제학자는 올 3분기 M2 증가율이 14%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정부 관계자는 "최근 상반기 두 차례 시행된 제한적 지준율 인하에 관해 토론이 이뤄진 국무원 회의에서 국무원은 2분기 성장률이 7.5%를 나타낸 것에 대해 경제가 이미 안정성장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중에 통화량이 너무 많으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경제가 안정세를 유지하면 통화를 지나치게 완화할 필요가 없다는게 국무원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그림자 금융·해외투자자 태도가 관건
하지만 하반기 경제안정 성장을 유지하기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경기 하강 압력 속에서 중국 정부가 완화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그림자 금융 의존도가 높은 문제 등 금융시스템에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에 막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도 경제안정 성장 유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철강과 건축 등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부동산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훌쩍 넘는다.
그러나 올 상반기 주택 판매액이 전년 동기대비 9.2% 줄어든 2조5600억 위안(약 424조원)에 그치는 등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성라이윈(盛來運) 국가통계국 대변인도 "시장 침체 등 구조조정 단계에 있는 부동산이 단기적으로 실물경제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열기가 식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해외투자자들이 중국 투자에서 손을 떼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인건비 상승과 경제성장 둔화 심화 때문이다.
실제로 올 1분기 해외직접투자는 663억3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2013년 상반기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 6월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9900억 달러로 1분기 3조9500억 달러보다 많다는 근거를 제시, 해외자본이 여전히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자본이 꾸준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중국 수출이 점차 살아나면서 무역액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