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개혁 효과 가시화 시간 걸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글로벌 증시의 강력한 랠리에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수익률은 게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적극 베팅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진단이다.
8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로 마감한 2013 회계연도 테마섹 홀딩스의 운용 수익률이 1.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수익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연간 투자자 총수익률은 2012년 8.9%에서 대폭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10년 평균 수익률 9%와 1974년 펀드 출범 후 평균 수익률인 16%와 비교할 때 2013년 운용 성적은 최악에 해당한다.
CIMB는 테마섹이 주식 부문에서 평가 손실을 냈지만 총수익률은 간신히 마이너스를 모면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규 투자가 향후 전반적인 운용 성과를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테마섹의 수익률이 크게 꺾인 것은 중국의 투자 비중을 적극 늘린 데 따른 결과라고 업계 전문가는 판단했다. 중국 정부의 경제 구조개혁이 가시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가면서 자금 운용에 흠집을 냈다는 얘기다.
투자가들은 중국 투자가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테마섹의 포트폴리오 내 중국 비중이 25%를 차지했다. 싱가포르의 비중 역시 31%에 달했다.
3월 말까지 12개월간 두 개 증시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싱가포르의 STI 지수가 4% 떨어졌고, 홍콩의 HSCEI는 7% 이상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18% 이상 오른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중국 증시에 대한 시장 전문가의 전망은 흐리다. 정부의 경제 개혁에 따라 신용 여건이 악화될 수 있고,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하강 기류를 타고 있다는 지적이다.
테마섹의 로히트 시파히말라니 공동 대표는 “당분간 중국에서 강력한 주가 상승 촉매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상황을 감안할 때 중장기 투자를 위한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한편 테마섹의 신규 투자 가운데 유럽과 북미 지역의 비중이 4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트폴리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전년 12%에서 소폭 늘어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