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가용 경작률 등 기준 삼아..스티븐 호킹도 관심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2014 FIFA 월드컵이 오는 12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막을 올린다. 각 팀 선수들과 팬들만큼 승부 예측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투자은행들이 그렇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골드만삭스와 유니크레디트, 단스케방크 등 투자은행들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경작률 등 각종 경제지표를 총 동원해 월드컵 승부 예측에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단스케방크의 애널리스트 라스 크리스텐슨은 "직접 경기를 볼 확률은 거의 없지만 해당국 경제 펀더멘털은 누가 이길 수 있을 지를 가르는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스케방크는 미국을 지지하고 있다. 포르투갈을 딛고 미국이 조별(Group stage) 경쟁을 뚫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첫 경기에서 가나와 맞붙는다. 포르투갈은 독일과 승부하게 된다. 단스케방크는 미국과 포르투갈이 맞붙는게 다음 경기에서 미국이 이길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 이는 미국의 경제규모 때문이란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칠레와 우르과이 같은 급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기존 축구 강국에 비해 점점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14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팀의 모습.(출처=비즈니스위크) |
골드만삭스는 이날 발표한 '월드컵과 경제(The World Cup and Economics 2014)' 보고서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49.1%로 예측하기도 했다.
비즈니스위크(BW)는 67페이지짜리 이 보고서는 제목은 이렇지만 내용을 볼 때 99%는 축구 얘기이며 단 1%만이 경제 얘기라고 전했다. 우승팀은 브라질로 전망했는데 그 확률은 48.5%였다. 1930년 이후 개최국이 우승한 경우는 30%에 이른다.
단스케방크의 크리스텐슨은 "그러나 월드컵은 축구와 관련된 변수 없이 단순히 GDP나 경작농지 가용성 같은 것만으론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투자은행들이 이런 알량한(?) 숫자로 월드컵 승부를 예측하고 있다면 점쟁이 문어 파울(Paul the Octopus)은 암살 위협까지 받을 만큼 정확한 승부 예측을 하고 있다. 독일에 있는 문어 파울은 지난 2010년 독일 월드컵 때 국기가 그려진 투명 플라스틱 상자의 홍합을 선택하는 식으로 독일 전 경기의 승패를 맞혔다. 그래서 '펠레보다 문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블랙홀 연구만큼이나 월드컵 승부 예측에 관심이다.(출처=파이낸셜타임스) |
투자은행들만 월드컵 승부 예측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건 아니다.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역시 블랙홀 연구만큼이나 잉글랜드 축구 연구에 열심이다. 그는 수비에 있어서의 빈틈, 정해진 숫자(골 득점) 같은 것이 성공할 확률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게 아닌지 관심이다.
FT는 대부분의 이러한 발견들은 영국 축구선수들이 외국 구장에서 뛸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가늠하는데 쓰인다고 전했다.
섭씨 5도 온도가 오르면 영국 선수들이 이길 확률은 59%나 줄어든다. 영국은 오는 14일 브라질 마나우스 구장에서 이탈리아와 첫 경기를 갖는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한 가운데 있는 마나우스 구장의 경우 6월 평균 온도는 섭씨 30도를 종종 웃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