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환위기 진원지, 올해 시장 여건 ‘안정적’
[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해 여름 루피화 급락으로 신흥국 외환위기 불안감을 촉발시켰던 인도가 이제는 신흥국 위기에 동조되지 않을 만큼 여건이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슈와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인도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라는 분석을 소개했다.
인도 최대 민간 상업은행 ICICI은행은 지난주 루피화 가치가 달러 대비 2% 가량 떨어지긴 했지만, 인도증시 센섹스지수는 지난해 말 랠리를 보인 수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며 인도 시장 여건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안정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루피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이 처음 제기됐던 지난해 5월 이후 내리막을 타며 외환위기설까지 불러일으킨 바 있다.
루피화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지난해 9월 이후 루피/달러 환율이 하락해 루피화 가치는 오히려 올랐음을 알 수 있다.) |
ICICI는 지난 여름 위기 장세가 지난 뒤 9월을 기점으로 루피화는 현재까지 약 6% 올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헤알화는 상승폭이 2% 정도에 그쳤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나 터키 리라화는 5~10% 정도 오히려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신흥국 위기 불안의 진앙지였던 인도에 대한 투자 신뢰도가 그만큼 개선됐음을 시사한다는 주장이다.
스탠다드차터드 이코노미스트 아눕후티 사하이는 “전 세계적으로 리스크 회피 상황이라면 인도 역시 타격을 받겠지만, 인도의 시장 취약성은 확실히 줄었다”며 “글로벌 리스크 회피 상황이래도 루피화가 지난해 5월과 6월 보였던 급락세를 연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무엇보다 인도의 경상적가 개선된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ICICI는 인도의 금 수입 축소로 인해 이번 회계연도 중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적자 규모가 2.2%로 1년 전의 4.8%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 정부도 적자 축소에 적극적이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재무장관은 올 회계연도 중 재정적자 규모를 목표치인 GDP의 4.8% 밑으로 내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기관투자자들 역시 올해 들어 28억달러를 인도 시장에 투입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FT는 오는 4월 말부터 한 달간 진행되는 총선으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으며, 28일 예정된 인도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 결정이 내려질지 여부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