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 주주들과 소통 강화해야" 지적도
[뉴스핌=서정은 기자] 섀도보팅 폐지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상장사들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유예기간을 늘리고, 제도적 장치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섀도보팅 폐지에 대한 문제점,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섀도보팅제 폐지와 주주총회 의결권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섀도보팅이란 발행회사의 요청시 예탁원이 예탁주식에 대해 찬․반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투표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워 주총결의 성립을 도와주는 제도다. 주주들의 무관심으로 총회성립이 어려워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도입됐으나 주주총회가 형식화되고,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수단으로 오용된다는 문제점을 이유로 폐지를 앞두고 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체 917개 상장사 중 497개사는 섀도보팅을 요청하고 있다"며 "상장사들 중 65% 이상이 섀도보팅제도 폐지로 감사선임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섀도보팅 제도와 감사 선임시 의결권 제한제도는 서로 연관돼있는데 섀도우보팅제도만 폐지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유예기간을 늘리고 합리적 관점에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섀도보팅 폐지에 대한 우려를 생각하기 전에 상장사들이 주주들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섀도보팅 폐지를 유예할 경우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고,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총을 비슷한 시기에 시행해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박탈한다"며 "의결권을 행사할만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는지 고민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희만 법무부 상사법무과 검사는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투자자보호순위는 124위이며, 주주총회가 특정일과 특정시간에 몰리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서면투표나 전자투표를 주주들이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해당 제도를 채택하는 비율이 각각 8%, 2.7%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상장사들은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이 같은 지적에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상장사 관계자는 "주주총회가 특정일,특정시간에 이뤄져 투자자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사실상 당일날 주총을 마치고 공시까지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고민하지 않고 상장사들의 태도만 지적하는 탁상공론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발언에 중간중간에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임대호 제이티 부사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보유기간이 매우 짧은 편인데, 2~3달 가지고 있는 주주들에게 중요한 결정권을 맡기는 것이 모순"이라며 "주주들이 주총을 소집해도 오지 않은데 섀도보팅을 폐지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