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1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가 전분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요인이 많았으나 소비가 여전히 부진해 여유자금만 지속해서 쌓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4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자금잉여 규모가 전분기(15조6000억원)보다 증가한 2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는 연말 효과로 소비가 비교적 늘었다. 또 당시 전세값이 크게 오른데다, 주택 취득세 등의 혜택이 4분기를 끝으로 종료돼 대출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이번 분기에는 이러한 요인이 사라져 잉여금이 늘었다. 자금 조달 규모는 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7조9000억원 감소했다. 예금취급기관 차입규모가 크게 축소된데다 기타 금융기관 차입이 순상환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운용 규모도 31조8000억원으로 8조2000억원 줄었다. 금융기관에 대한 장·단기 예금이 증가했으나 채권은 순처분 전환됐다. 예금 증가에는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은데다 연말 상여금 등으로 소득이 증가한 탓이다. 채권의 경우 채권시장 침체로 운용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됐다.
총 금융자산 잔액 및 구성비 추이 <자료=한국은행> |
비금융법인기업의 투자 심리도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는 설비투자 부진 등의 요인으로 전분기(8조9000억원)보다 감소한 6조4000억원으로 드러났다.
자금조달 규모는 4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조9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취급기관대출금 등 간접금융이 전분기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된 영향이다. 자금운용 규모도 주식 및 출자지분 등 유가증권 운용이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운용 규모는 4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4분기에는 부동산 정책 혜택 등으로 가계 대출이 의외로 많이 늘어났는데 이번 분기에는 그 영향이 종료됐다"며 "소득이 비슷하다는 전제하에 2분기에 세월호 여파에 따라 잉여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중개기관들이 대체적으로 경기에 대해 완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기업과 가계의 심리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재정 조기집행을 위한 국채 발행과 한은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전분기 15조원 자금 잉여에서 8조원 자금 부족으로 전환됐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