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개발 마케팅 전면적 협력 추진
중국에서는 인터넷과 모바일기기 대중화로 IT 업체가 금융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은행 등 전통 금융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싱예은행이 적과의 동침을 전면 선언하면서 IT업계를 견제하던 은행권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12일 중국 싱예은행은 바이두와 인터넷과 금융 분야에 대한 전면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싱예은행은 “바이두의 유일한 은행업계 파트너”라면서 “양측이 인터넷 금융과 전자상거래, 빅데이터를 이용한 상품 개발 및 마케팅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바이두 부총재 쩡량은 “데이터 연구와 소비자 조사, 브랜드 마케팅 등 분야에서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싱예은행을 위한 인터넷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인터넷 마인드를 통해 싱예은행의 상품 개발과 업무 마케팅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예은행은 중국에서 8번째 가는 은행으로 지난 1분기 기준 자산 3조7900만위안, 매출 286억위안, 수익 134억위안을 기록했다. 중국500대 자산 리스트에서는 지난해 428위에 올랐다.
이 은행은 이미 지난해 독자적으로 인터넷 금융 서비스를 시작해왔다 . ‘첸다장구이(錢大掌櫃)’와 ‘다이렉트 뱅킹’ 등을 선보여 5월말 현재 81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누적 거래액은 약 1340억위안에 달했다.
하지만 바이두와 손을 잡은 것은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전통은행으로서 한계를 인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해 6월 자체 결제시스템인 즈푸바오를 통해 재테크 상품인 위어바오를 출시해 지난 2월 기준5000만위안을 끌어 모았다. 뒤이어 금융사업에 뛰어든 텅쉰은 리차이퉁으로 500억위안의 자금을 모았다.
I인터넷 기업의 금융사업이 승승장구하면서 전통 상업은행들은 견제와 함께 협업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싱예와 바이두의 협업에 앞서 몇몇 은행들이 이미 IT 기업과의 공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중신(中信)은행은 알리바바와 텅쉰과 공동으로 온라인 신용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세상 빛을 보자마자 중단됐다.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개인 정보 노출 및 금융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잠정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다.
이는 ‘상업은행-IT업체의 공생’과 ‘전통은행의 견제’라는 양면성이 모두 드러난 사례로 분석된다.
베이징(北京)은행 역시 올초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와 모바일 금융 전면적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