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의지 훼손된 KT와 달라"
[뉴스핌=김선엽 기자] 국내 최고 등급을 자랑하던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함에 따라 포스코 계열사들도 잇따라 등급강등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면,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그만큼 약화됐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KT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강등된 것에서 드러나듯 신용평가사들이 서서히 독자신용등급(외부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기업 자체의 독립적인 재무·사업적 능력 등을 반영한 신용등급) 체계로 이동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이를 지지한다.
포스코 본사 |
지난 11일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안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조정 했다고 밝혔다.
한기평의 이번 조치는 최근 수년 동안 포스코의 시장 독점적 지위가 악화된 점을 반영함과 동시에 국제신용등급과 국내신용등급 간 괴리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2011년 'A'에서 'A-'로 낮춘 데 이어 2012년 10월에는 'BBB+/부정적'로 다시 강등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준으로 'AAA'급에 함께 있던 현대자동차(BBB+/안정적), SK텔레콤(A-/긍정적), KT(A-/부정적) 등과 비교할 때 포스코의 괴리 정도는 다소 큰 편이었다.
한기평은 "최근 철강시황 약세하에서 독점적 시장지위 약화로 시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졌고, 해외부문 대규모 투자 지속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 등이 최고수준의 신용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포스코의 여타 계열사들이다. 모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우 자회사의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신평사들은 모기업의 계열사에 대한 지원가능성을 지원능력과 지원의지로 구분해 판단하고 있는데 포스코의 재무상황이 악화됐다고 평가가 나온 만큼, 계열사에 대한 지원능력이 훼손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사의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와 연계성이 있는 계열사 중에 실적이 안 좋은 쪽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포스코건설이나 포스코에너지, 포스코특수강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포스코의 지원의지에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좀 더 지배적이다.
신용등급 강등을 경험한 KT계열사들의 경우 KT가 KT ENS에 대한 지원을 거부한 선례때문에 지원 의지에 물음표가 달렸지만, 포스코의 경우 아직까지 그런 조짐이 없다는 점에 시장 참여자들은 주목한다. 지원 의지는 종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해석이다.
또한 모기업의 지원능력에 있어서도 'AAA'인 경우와 'AA+'인 경우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채 시장 한 관계자는 "훼손되는 지원능력 자체가 'AAA'인 경우와 'AA+'인 경우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민한 계열사 몇 곳을 제외한다면 주요 계열사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