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마약·성매매 등 사회구조적 취약점 부각
[뉴스핌=주명호 기자] 12일 개막하는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의 극심한 사회문제와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되며 월드컵 개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마약 판매에 이용되는 아동들과 미성년 성매매 문제가 심각하다고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적했다.
한 남자가 브라질국기로 된 옷을 입고 상파울로 거리에 서 있다. [사진 : AP/뉴시스] |
최근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60%가 월드컵 개최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교육 및 보건, 기타 공공서비스에 들어갈 비용이 월드컵 준비 예산으로 돌려지면서 안그래도 부족한 서비스가 극도로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월드컵으로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이 줄면서 마약거래 및 성매매 등에 뛰어들게 되는 미성년자들은 급속히 늘고 있다.
브라질 노동부에 따르면 1990년대 마약갱단에 가입하는 미성년자들의 평균 연령대는 15~16세였지만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12~13세로 크게 낮춰졌다. 브라질 마약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까닭이다.
미성년자에 대한 브라질의 법적 규정도 연령층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13세에서 18세의 경우 범죄 종류에 상관없이 최대 3년까지 구금이 가능하지만 12세 이하의 경우 법적으로 기소할 수 없다.
미성년자 성매매도 심각한 수준이다. 아동노동 방지를 위한 국제포럼(NFPCL)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브라질의 미성년 성매매자 수는 50만명에 이른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약 6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브라질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미성년자 성매매 또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경기장 건설 및 신축도 우려 대상이다. 미국 씽크탱크 애틀랜틱 위원회에 따르면 경기장 건설로 인해 약 25만명의 브라질 국민이 살 곳을 잃었다.
건설 현장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다. 최근 브라질 중서부 내륙의 쿠이아바시에서는 32세의 노동자가 원인 모를 전기 감전 사고로 사망했다. 현재까지 월드컵과 관련돼 숨진 노동자는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보다 4배가 많은 8명에 이른다.
사망에 대한 보상금은 최저임금의 500배인 36만2000헤알(약 1억6563만원)이지만 보상금으로 수백만달러를 받는 미국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제툴리오 바르가스 재단의 하파엘 알카디파니 교수는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이 가능하겠지만 월드컵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과 인적비용 쪽으로 넘어가면 이미 탈락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