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수장의 중징계 통보에 대한 구성원들 반응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예상외의 두 수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통보에 내부적으로 술렁거리고 있다.
예상과 달리 임영록 지주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중징계를 통보받자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소명에 집중하겠다면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징계수위는 차지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어떤 식으로든 확실하게 털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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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본사 |
일단 피검 기관 입장에서 징계 수위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중징계까지 나올지 몰랐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검기관으로 뭐라고 말할 입장도 아니지만, 당혹스럽다"면서 "두 수장이 (중징계를 받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성실하게 소명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KB지주 관계자도 "솔직히 중징계가 내려질지 예상을 못했다"면서 "금감원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안타깝다는 게 솔직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지주가 모두 당혹스러워 하는 것은 잇단 금융사고가 있었지만, 전임 회장 및 행장 시절 사건이 많았던 데다 자진신고가 있었기에 이에 대한 고려가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에서 발행한 일련의 사건 사고는 예전의 잠복했던 사건들을 내부통제를 강조하는 새로운 수장 밑에서 숨기지 않고 금감원에 보고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것이 모두 중징계 대상이라면 앞으로 쉬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카드정보 유출 관련해서는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임 회장이) 고객정보관리인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법적인 책임을 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건호 행장의 경우, 제재 사유로 알려진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 대출 및 비자금 조성 의혹도 사건이 불거질 당시만 해도 리스크관리 담당 부행장으로서의 이 행장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은행권에서는 지배적이다.
실제 당시 한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부행장은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관련,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글로벌 사업본부, 여신 심사·운용본부, 감사에서 1차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부행장도 "리스크라고 하면 은행에서 아닌 게 없지만, 1차적으로 해당 부서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운영리스크 측면에서 관여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너무 포괄적으로 리스크를 보기 시작하면 은행의 거의 모든 사고를 리스크담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중징계라 하더라도 강하게 정리하고 나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조직원의 입장에서는 강하게 정리하는 게 낫다"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조직원 자체가 힘을 잃고 간다. 완전히 털 건 털고 깨끗하게 새로운 각오로 가는 게 낫다"고 말햇다.
한편, 임 회장과 이 행장은 잇단 KB의 금융사고 및 내부 분란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날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개인정보 유출,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내부 갈등 등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아왔다.
특히 이 가운데 임 회장은 KB지주 사장 재임 당시 고객정보 관리인으로 있으면서 국민카드 분사를 추진하며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고 은행 고객정보를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행장은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 대출 및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당시 리스크관리담당 부행장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