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영훈기자]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관계가 공고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러시아에서 6억달러 규모의 장비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텅쉰은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러시아 2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메가폰(Mega Fon)이 화웨이로부터 6억달러 규모의 장비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번 계약에는 네트워크 구축과 장비 교체, 소프트웨어, 사후서비스(AS) 등이 포함됐으며 7년 기한이다.
메가폰의 이반 타브린(Ivan Tavrin)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에서 계약 체결은 길어야 3년인데 7년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타브린은 “4G 장비 분야의 선두주자인 화웨이가 러시아 무선네트워크 건설 가속화에 일조할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중국 장비 판매가 제한 받고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장비 가격이 핵심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의 미국시장 투자와 사업참여에 제동을 걸어 온 점을 언급한 것이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 시장 진출을 포기한 상태다.
화웨이는 메가폰의 주요 공급업체 가운데 하나로, 3G 통신망으로의 전환을 지원했으며 유라시아 대륙간 초고속네트워크 건설에도 참여했다.
메가폰은 러시아 최고 부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가 소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중국 국책은행인 중궈궈자카이파(中國國家開發)은행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메가폰 공급 계약 수주는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 행보가 가속화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메가폰 측은 “화웨이를 선택한 것은 자금과 기술 때문이지 정치적 요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화웨이의 러시아 책임자는 “러시아는 화웨이의 전도유망한 시장 가운데 하나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가 강화되며 중국과의 말착관계가 강화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들은 러시아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러시아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는 지난달 4000억달러 규모의 가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무려 10년동안 지연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