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배구조·경영권 변화 주목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그룹 순환출자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추진키로 하면서 삼성 3세 경영체제 전환 등 그룹 지배구조와 경영권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으로 부재인 상황에서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전격적으로 추진한 배경이 궁금증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번 상장 추진은 경영권 승계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게 재계와 삼성 주변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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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삼성에버랜드는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공모방식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1분기 중 상장이 목표다. 이달 중 주관사 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상장 추진 배경에 대해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기준에 맞춰 경영의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고, 적극적인 IR활동으로 대외 신인도를 제고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주화 사장은 "삼성에버랜드는 각 부문의 사업경쟁력을 극대화하고,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기술, 인력, 경영인프라를 적극 확보해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내수업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그동안 성장의 한계를 겪어왔던 삼성에버랜드 입장에서는 이번 상장 결정이 경영전략상 충분한 명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상장 추진 소식은 사업적 역량과는 별도로 삼성가 3세체제의 다양한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그룹이 최근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이 회장 자녀들의 경영승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재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 상장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 사실상 첫 단추를 꿴 것으로 보고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 3세들이 빠른 시간 내 각자의 영역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삼성에버랜드는 1990년대 후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해 이 회장의 세 자녀에게 지분을 배분할 때부터 그룹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은 핵심 계열사로 손꼽혀 왔다. 같은 방식으로 세 자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S 역시 최근 전격적으로 상장 추진을 발표한 바 있어 3세들의 경영권 승계가 빨라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핟.
현재 삼성에버랜드는 이 부회장이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두 딸인 부진·서현 사장이 각각 지분 8.37%씩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 역시 이 부회장이 11.3%, 두 딸이 각 3.9%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가 높아지면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등 세 자녀의 지분 평가액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있겠지만 포스트 이건희 시대로 가기 위한 최적의 조합을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상장으로 찾아가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중심의 삼성 대권이 이루어지는 분위기에서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통해 이부진, 이서현 사장의 실탄 마련이 용이해져 계열분리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