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에버랜드 상장설은 그간 여러 차례 제기돼 왔지만 삼성측에서는 매번 부인해왔다. 상장 추진에 대해 '언젠가는'는 이라는 단서를 단 긍정론이 있기는 했지만 삼성 관계자들은 대부분 '현재로선 현실성이 없다', '상장했을때의 실익이 없다'는 식의 답변을 해왔다. 지배구조 변화를 위해 상장을 준비중일것이라고 관측해왔던 재계 인사들도 갑작스런 상장 추진 발표 소식에 대부분 '예상보다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식의 견해를 보였다.
3일 삼성에버랜드는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에버랜드측은 사업상의 배경을 제시했다. 상장으로 확보하게 될 재원으로 해외사업과 바이오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게 에버래드측이 제시한 상장 배경의 요지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삼성 안팎에서는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에버랜드의 갑작스런 상장 추진 배경에 대해 '실탄 마련을 통한 계열 분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상장추진 발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원에 입원중이란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에버랜드의 상장 추진설은 한국장학재단이 보유중이던 삼성에버랜드 지분 4.25%에 대한 공개매각을 추진하던 지난 2012년부터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로 부상했다.
지난 2012년 3월 당시 강남부자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들의 '에버랜드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만큼 당시에도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상장 추진설이 확산됐지만 당시 삼성 고위 관계자들은 대부분 상장설을 일축했다. 당시 삼성그룹 홍보를 총괄하던 이인용 부사장 역시 기자들에게 "상장 계획은 상당 기간 없다"고 공식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심지어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상장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상장 계획은 없다"며 "최근 장외시장에서 연내 상장 루머가 퍼지면서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어 미리 밝힌다"면서 직접 상장설을 일축했다.
재계 관계자는 "상장을 언젠가 할 것이라고는 대부분 예상했지만 상당히 급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계열 분리 등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