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

속보

더보기

[씨네톡] 아이러니한 흥행질주 '설국열차'

기사입력 : 2013년08월03일 11:00

최종수정 : 1970년01월01일 09:00

[뉴스핌=김세혁 기자] 어떤 짬뽕집에 걸린 문구. ‘손님이 짜다면 짜다’. 영화도 마찬가지. ‘관객이 재미없다면 재미없다’.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영화 중에 이렇게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 또 있었나 싶다. 봉준호 작품 중에 엇갈린 반응이 쏟아지며 명작이다 아니다 논란이 일었던 건 ‘마더’가 시작이지만 ‘설국열차’를 바라보는 객석의 시선은 그때보다 심하게 양분되고 있다. 원인이 뭘까.

논란을 떠나 ‘설국열차’는 대박 행진 중이다. 7월31일 개봉한 이 영화는 단 나흘 만에 45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질주하고 있다. 첫날 41만8000명을 동원했고 둘째 날 이보다 많은 60만 명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이틀 동안에만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포털사이트 평점이 7점대인데도 흥행세가 이 정도라면 대충 이런 짐작이 가능하다. ‘봉준호가 만들었다면 믿고 볼만한 영화’라는 공감대가 극장가에 뿌리깊게 자리해 있다는 것. 의심할 여지 없이 봉준호 감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실력파 감독이다. 여기에 할리우드 스타들과 거대자본이 투입됐으니 객석의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하다. 

알려진 것처럼 영화 ‘설국열차’는 제작비 45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 송강호를 비롯, ‘괴물’에서 호흡을 맞춘 고아성이 출연했다. 여기에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이라는 걸출한 연기파 배우가 가세했다.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 역시 꼬리칸 반란을 주도하며 안정된 연기를 보여준다. 배우들의 조합과 연기력, 분장, 화면, 특수효과 등 뭐 하나 빠질 게 없다.

하지만 오락성에 큰 기대를 했던 관객이라면 뜻하지 않은 암초에 당황할 수 있다. ‘설국열차’는 생각보다 지루하다. 지나치게 어두운 감도 있다. 인류를 덮친 새 빙하기, 유일한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 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어지간해선 집중하기 어렵다. 엔진칸을 점령하기 위해 긴박하게 이어져야 할 꼬리칸 사람들의 반란이 객차를 지날수록 산으로 향한다. 마지막엔 허망함마저 밀려온다. 혹자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세계를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지만 과연 그럴까. 진부한 전개와 헛헛한 결말. 봉준호 감독은 상업영화 만드는 사람이다. 그것도 몹시 주목 받는 감독 아닌가. 그런 봉 감독 작품이 지루하다는 건 분명 관객에게 민폐다.

결정적으로 ‘설국열차’는 재미가 없다. 상업영화의 덕목인 오락성이 빠져 있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예술영화도 아니다. 온갖 진귀한 식재료를 가져다 요리했는데 맛이 없는 꼴이랄까. 혹자들은 진중한 메시지를 발견했다지만 그렇지 못한 관객도 있다. 영화에서 뭘 끌어내고 느끼려 애쓰는 건 감독과 배우에게 어지간한 애정이 있는 마니아들의 몫이다. “글로벌 대작이라 생각 말고 그저 즐겨달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은 부풀리거나 폄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달라는 부탁이 아니었을까.      

관객은 냉정하다. 분명 봉준호 감독은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우리가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살인의 추억’에서 서스펜스와 오락성의 기막힌 배분을 보여줬던 그이기에 작품이 나왔을 때 논란이 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노릇이다. 엇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흥행성적을 보이는 ‘설국열차’의 아이러니한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