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큘러스'의 한 장면 [사진=(주)메인타이틀픽쳐스] |
[뉴스핌=김세혁 기자] ‘컨저링’과 ‘인시디어스’ 제작진이 완성한 전율의 거울 공포 ‘오큘러스’가 때 이른 무더위를 잡기 위해 극장가를 찾는다.
호러무비 시즌에 살짝 앞서 29일 선을 보이는 ‘오큘러스’는 4세기 동안 무려 45명을 죽음으로 내몬 ‘래서 거울’ 이야기다. 영국에서 시작된 래서 거울의 살육 기록은 비록 허구이지만 영화 ‘오큘러스’ 속에서 마치 실화처럼 생생한 생명력을 발휘한다.
‘오큘러스’는 사람의 목숨을 먹어야 사는 래서 거울에 부모를 빼앗긴 케일리와 팀 남매의 복수극이다. 새 집에 이사한 기쁨도 잠시, 엄마가 미친 사람처럼 돌변하고 아빠를 둘러싼 의문의 사건이 계속되면서 남매의 불안은 극에 달한다. 결국 끔찍한 사고로 부모를 잃은 케일리는 래서 거울이 원흉임을 직감하고, 세월이 흐른 뒤 동생을 불러 거울을 박살낼 위험한 실험을 감행한다.
‘오큘러스’는 지능적이며 현실적인 요즘 공포영화의 트렌드에 충실하다. 한국영화 ‘거울 속으로’(2003)와 이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호러 ‘미러’(2008)가 그랬듯, 거울은 공포영화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소재다. ‘오큘러스’는 어쩌면 진부한 거울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되, 나름의 참신한 시도를 거듭한 흔적을 곳곳에 남겼다. 래서 거울의 사악한 힘을 증명하기 위해 비디오카메라를 동원하는 장면은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닮았지만 거울 스스로 환각을 일으켜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가는 설정이 신선하다. 케일리와 팀의 현재와 과거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전개도 괜찮다. 특히 스티븐 킹이 극찬했던 ‘사과’ 신은 오랜 여운을 남길 만큼 충격적이다.
공포영화는 액션이나 스릴러, 판타지, 멜로 등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꾸준한 고민과 발전을 거듭해왔다. 피 칠갑을 한 귀신이 등장해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던 공포영화는 어느덧 극장가에서 사라졌고 머리를 쓰는 고차원적 호러가 각광 받는 시대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즉 초자연적 현상에 주목하고 이를 실증하려 드는 다큐 형식의 영화에 스토리를 입힌 ‘오큘러스’가 관객에게 어떻게 어필할지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