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지수 하락세…강세장 지속 vs 과도한 위험 부담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이번 주 증시는 사상 최고 수준에서 느리지만 안정적인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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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뉴시스 |
지난 23일 S&P500지수는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연 기준으로도 올해 2.8% 오른 상태다.
3대 주요 지수는 6거래일 중 5일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0.7%, S&P500지수는 1.2%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2.3% 오르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가 메모리얼 데이 연휴로 월요일(26일) 휴장하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한산한 여름 휴가철로 접어들며 6월에 큰 하락세가 찾아온다는 '6월의 졸도(June Swoon)' 신드롬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강세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우선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지수(VIX)의 기록적인 하락세다. 월가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이 지수는 지난 23일 11.36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S&P500지수가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증시의 리스크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VIX가 더 낮은 수준으로 하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시장분석가인 앤드류 윌킨슨은 "조정장세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현재 투자자들은 열차를 탈선시킬 요소가 없다고 인지하고 있다"며 "VIX가 한자리 수를 보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마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징후는 또 다른 데에서도 포착된다. 선물 시장의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주 하루(20일)를 제외하고 E-Mini S&P500 선물 거래량은 지난해 1일 평균인 152만주를 밑돌았다.
보통 미국 경제가 향상될 때 시장의 오름세를 주도하는 중소형주도 반등 흐름이다. 지지난주 중소형주 매도세에 스몰캡 러셀2000지수는 수차례 조정장세(사상 최고 종가에서 10%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지난 주 다시 2.1% 반등했다. 이는 1개월이 넘는 기간 중 최대 상승폭이다. 이제 이 지수는 3월 초 작성한 고점(1208.65)과 7% 미만의 거리를 두고 있다.
이와 동시에 지난 23일 다우운송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8000선에 거의 근접한 뒤 사상 최고 종가를 작성했다.
그러나 시장의 변동성 감소가 꼭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변동성 감소가 투자자들의 커진 만족도를 반영하는 것이기는 하나 향후 과도한 위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상반되는 의견을 내놨다.
내셔널 시큐리티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도널드 셀킨은 "VIX가 낮을수록 과매수 현상은 강화되며 향후 시장의 후퇴시 취약성이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리처드 피셔 등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도 이 같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낮은 변동성은 증시에서만 목격되는 것이 아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분석가들은 외환, 상품 시장에서도 최근 변동성 감소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거시적인 측면보다는 미시적인 변화가 주목되는 이번 주 경제지표들도 시장의 높은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발표되는 4월 내구재 주문, 29일 공개되는 1분기 GDP 및 개인 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이상 잠정치), 30일 톰슨 로이터/미시건대 소비자 심리지수(최종치) 등이 눈여겨 봐야 할 지표들이다.
이중 내구재 주문, GDP 등은 소폭 후퇴가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보다 근원적인 세부 수치에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지출 계획을 가늠하는 지표로 관심을 모으는 항공기 제외 비국방 자본재 주문이 지난 달에 이어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전략가들이 416개 비금융권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2개월 동안 기업들의 자본 지출은 연율 기준으로 5.6% 증가하며 3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개선 흐름을 보였다.
또 1분기 GDP 잠정치는 예비치에서 보인 0.1% 성장률에서 0.5% 감소로 위축됐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소비자물가지수(CPI) 측정 도구로 이용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의 상승세가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근원 PCE 물가지수가 기대 이상으로 오를 경우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상승으로 이어지며 증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된 단서를 제공할 만한 정책위원들의 연설은 비교적 적게 준비된 편이다. 30일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래커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 등이 강연에 나선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