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자금 이동..밸류에이션 메리트에 한국 담는다
[뉴스핌=이에라 백현지 서정은 이준영 김현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거세지고 있다. 나흘간 1조원 이상 사들이는 왕성한 식욕을 보이며 코스피를 연중 최고점으로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보다는 선진국의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신흥국 내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 차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21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13일부터 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나흘 동안 1조40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였다.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웃돌자 투신이 2600억원 이상 내던지며 펀드 환매 매물을 쏟아냈지만 외국인은 거침없이 주식을 사들였다.
![]() |
코스피 최근 1달간 추이 |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매수세가 환율보다는 신흥국 내에서 '밸류에이션 메리트'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4월 이후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6주째 유입,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자금이 이탈된 지 11개월 만에 기조가 돌아섰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최근 이머징에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그간 비중축소 됐던 한국에 대한 비중 확대가 연결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외국인 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 향한 것"이라며 "아시아 이머징 국가 가운데 주가가 괜찮은 한국이 수혜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밸류에이션 적정 논란 속에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자 저평가된 한국 증시로 외국인이 돌아오고 있다는 얘기다.
오현석 삼성증권 이사는 "이머징마켓에 대한 자금 흐름이 나쁘지 않은 점이 외국인 매수세의 배경 중 하나"라며 "다운사이드 리스크도 해소됐고, 환율 영향도 일부 반영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외국인 매수 기조가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CIO는 "신흥국 시장의 자금 유출이 중단되고 다시 유입되는 시기이다 보니 짧은 흐름에서 보면 외국인 매수세는 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수 강도는 둔화될 수 있지만 외국인 '사자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펀드 내에서 한국 비중이 낮고, 다른 국가들이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보니 한국에 들어올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추가 매수에 대해 과도하게 기대하지 말라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지수가 2050부근까지 상승할 수 는 있어도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사기 어려울 것"이라며 "모든 자산군이 동일하게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오래가기 힘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