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주상욱이 유감없이 망가졌다. 이제는 그를 원톱 주연으로 우뚝 서게 한 '앙큼한 돌싱녀'의 차정우를 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슬며시 지어보이는 미소띤 표정을 보면 '핫핫핫~'이라고 웃던 차정우의 웃음 소리가 저절로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주상욱은 열연 중이던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의 종영 즈음, 국민적인 슬픔을 몰고 온 '세월호 참사'와 마주쳤다. 우리 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든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충격적이고 심각한 사건이었기에, 그는 드라마 종영후 인터뷰를 전면 취소하고 뒤늦게 간소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종영 소감과 함께 새롭기 그지 없었던 연기 변신에 관한 이야기를 물어봤다. 아직도 차정우의 비주얼과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 자체가 전까지 익숙하던 '실장님'의 딱딱한 이미지보다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실제 성격과 비슷하고 재밌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죠. 그간 너무 실장님 소리만 들었잖아요.(웃음) 사실 억지로 웃기게 해야겠다고 했던 적은 없어요. 항상 진지하게 했는데, 보는 분들이 재밌게 봐주셨어요. 또 자유롭고 편안하게 할수 있게끔 감독님이 허락해주셔서 더 좋았죠. 개인적으로는 딱딱한 틀보다는 자유롭게 풀어지는 연기가 더 편하고 쉽게 느껴졌어요."
주상욱은 '앙큼한 돌싱녀'의 파트너 이민정과 벌써 8년차가 된 돈독한 친분을 자랑한다. 그래서인지 더욱 찰떡 호흡이 돋보였기에 스스로의 평가는 어떤지 궁금했다. 그는 이민정을 언급하며 "예전에 '깍두기'라는 작품에서 만나 친하게 지냈죠"라고 운을 뗐다.
"워낙 친분이 있으니까, 작품 하면서 더 편안했죠. 민정이는 정말 털털하고 상남자같은 성격이에요. 결혼 이후 첫 작품이라 잘해야겠다는 부담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즐기면서 해서 보기 좋았죠. 저희 케미요? 90점 정도는 됐다고 생각해요. 민정이가 워낙 예쁘니까요."
'앙큼한 돌싱녀'를 통해 주상욱은 '실장님'을 벗어 '대표님'이 됐고, 이는 곧 서브 주연이나 조연을 넘어 '원톱 주연'으로 올라섰다는 의미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도 실장님으로 보였다면 평생 실장님만 할까도 했다"고 웃으면서도, 고정 이미지를 벗은 소감과 당초 은근히 부담도 가졌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실 처음부터 변신에 자신은 있었어요. 이번 기회에 굳었던 이미지도 벗었고, 주상욱을 다시 봤다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이미지보다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원톱 남자 주인공으로서 16부작 드라마를 온전히 끌고 가야 한다는 게 더 부담이 됐어요. 망했다는 말이 나오면 전적으로 제 책임인 거잖아요. 다행히 방송이 되면서 더 자신감이 생겼고, 다음 작품에서는 더 안정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주상욱은 이민정을 비롯해 '앙큼한 돌싱녀'에서 함께 등장한 서강준에게도 연기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로맨틱 코미디에 욕심을 내 왔기에, 연하남과 비교 역시 자연스레 이뤄졌다. 주상욱은 담담하면서도 쿨하게 반응하며 연기에 관한 자신감에 방점을 찍었다.
"강준이는 제가 그 나이때 처음 연기하는 것보다는 백배 잘하는 듯 해요. 그 나이에 그 정도만 했어도 제가 지금 어떻게 됐을지 모르죠. 연하남과 경쟁요? 나이를 먹다 보니 어차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일단 연기나 외모를 떠나서 경쟁이 안되잖아요. 다른 매력을 찾아야죠. 굳이 지금 입장에서 따진다면 고작 조금 안정적인 연기 하나 정도? 제가 이민호나 김수현이랑 경쟁하겠나요?(웃음) 제 길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차기작을 결정하긴 이르지만, 주상욱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시기와 역할을 두고 재기보다, 시놉을 받아보고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자신감이 생기면 주저없이 선택하는 타입이라고. 끝으로 당장 차기작이 아니어도 한번쯤 도전하고픈 역할을 꼽으며 주상욱은 가능하다면 올 하반기쯤 좋은 작품을 만나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예전에 '의사 한 번 해보고 싶고, 왕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얘길 입버릇처럼 했었어요. 의사는 했으니, 이제 왕을…(웃음) 사극에서 굉장히 많은 역할이 있지만 왕은 더 올라갈 곳이 없잖아요. 기회가 온다면 왕을 해보고 싶습니다. 예전에 '선덕여왕' 끝나고 인터뷰 하면서 고현정 선배님이 너무나 연기를 잘하셔서 한번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가 온다면 참 좋겠죠."
주상욱, 연애는 차정우와 '다른 꼴'? "남자답게 리드하는 스타일"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판타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