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육성 힘입어 대륙 차시장 무한 질주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정부가 스모그(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예방을 위해 환경개선 분야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전기자동차 업계와 관련 회사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그룹 테슬라가 최근 중국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본토 업체 중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친(秦)'을 앞세운 비야디(比亞迪 BYD)가 시장을 선도하며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
최근에는 비야디 왕촨푸(王傳福) 회장이 중국 증시에서 최고 주식부자에 등극해 비야디와 왕 회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보유 주식가치가 215억 위안(약 3조5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돼 A증시 최고 부자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비야디의 하이브리드차 '친'은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업계의 행운아로 부상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3년 12월 베이징(北京)에서 출시한 이래 정부의 각종 친환경 정책 호재와 맞물려 비야디의 '친'은 올 1월 중국내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2014년 1월 기준, 중국내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은 총 1682대로 이 중 비야디 '친'이 673대에 달하는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비야디의 '친'은 지난 3월 10일 상하이(上海)에서도 정식 출시됐다. '친'이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정부의 빵빵한 보조금 지원 혜택과 자동차 번호판 경매제 등 당국의 자동차 구매제한 조치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상하이에서 '친'을 구매할 경우, 중앙정부에서 제공하는 3만3000위안에다 상하이 현 정부에서 제공하는 3만 위안을 합해 총 6만3000위안에 달하는 보조금 혜택을 받아 최저 13만 위안(약 2100만원)도 채 안되는 가격에 친을 매입할 수 있다고 중국 매체는 소개했다.
게다가 중국 주요 대도시에서 교통 혼잡과 대기오염 해소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자동차 번호판 추첨제 등 구매제한 조치에서 '친'과 같은 친환경자동차는 제외된다.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는 추첨제와 함께 차량번호판이 있어야 자동차를 살 수 있고, 높은 경매가를 제시하는 사람 순으로 차량번호판을 매입할 수 있지만, '친'과 같은 신에너지 차량을 매입할 경우 곧바로 첫 머리 글자가 '후(滬 상하이의 약칭) D·Z'라는 신에너지 자동차 번호판 획득이 가능하다.
이러한 각종 정책적 혜택에 힘입어 '친'은 지난 3월 상하이에 출시된 지 1개월도 채 안돼 주문량이 수 백대에 달할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을 500만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데다, 환경 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점도 비야디의 전기차 사업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비야디의 본사가 있는 광둥(廣東)성 현지 정부도 '광저우(廣州)시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활용 공작 방안'과 '광저우시 2014년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 공작 계획' 등 관련 조치를 출범, 향후 3년내 광저우시 내에 신에너지 차량을 1만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 역시 비야디의 전기차 사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책적 측면외에 전기차 보급 확대의 최대 난제인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 '친'이 경쟁사 제품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매출 증가에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가 교류변환장치를 통해 충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친'은 가정용 220볼트 콘센트를 통해 곧바로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야디는 올해 '친'의 월간 매출이 2000대, 연간 매출이 2만대를 넘어서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판매된 신에너지 차량의 총 대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3년 중국에서 판매된 신에너지 차량은 총 1만7642대. 이 중 순수 전기차는 1만4604대, 하이브리드차는 3038대에 달했다.
이같은 정책적, 기술적 경쟁력을 앞세워 비야디는 국내외 전기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비야디는 신에너지 버스 생산기지를 항저우(杭州) 런허(仁和)선진제조업기지에 구축하기로 했다. 비야디가 항저우 신에너지 버스 생산기지 구축에 투입하는 자금은 총 15억 위안(약 2500억원)으로, 생산기지 완공 후 이 곳에서 연간 3000대에 달하는 전기 버스가 생산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비야디 전기버스 K9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랜캐스터시에서 선보이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는 중국 매체 보도도 전해졌다.
비야디는 향후 신에너지 관련 사업이 회사 매출과 영업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끌어올려 그룹 주력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비야디는 녹색에너지 사업을 크게 신에너지 자동차(전기차), 에너지 저장 및 발전, 태양에너지 등 3가지로 압축, 전력 사용과 송전 및 축적, 발전 과정에서 오염 배출 제로를 실현하는 신에너지 솔루션을 제시했다.
한편 전기자동차 사업 확대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회사인 만큼 비야디 임원들은 자동차 상장사 중 높은 연봉을 자랑한다.
최근 공개된 자동차 회사의 2013년 영업실적보고서에서 자동차 상장사 중 비야디 고위 임원의 연봉 총합이 3년 연속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비야디 부총재 롄위보(廉玉波)와 마오더허(毛德和)의 연봉은 484만 위안(약 8억원), 비야디 총재 왕촨푸의 연봉은 364만 위안(약 6억원)으로 자동차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았다.
작년 비야디 고위 임원의 연봉 총합은 3000만 위안(약 49억원)을 훌쩍 넘어서 기타 상장사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비야디 주식 5억70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는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A주 상장사 중 최고 주식부자로 중국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그의 몸값은 215억 위안(약 3조5300억원)에 달한다.
1995년 창립한 비야디는 IT, 자동차, 신에너지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하이테크놀로지 민영 기업이다. 본사를 광둥성 선전시에 두고 있으며 현재 홍콩 H주(01211.HK)와 A주(002594.SZ)에 모두 상장되어 있다.
영업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2013년 전년 동기대비 12.83% 증가한 영업 수입(매출액) 528억6300만 위안(약 8조6800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5억5300만 위안(약 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579.63%가 늘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