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 ‘음란선생’(2006), ‘방자전’(2010)의 김대우 감독이 배우 송승헌과 손을 잡았다. 게다가 ‘19금 멜로’다.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이만한 게 또 있을까.
성인 멜로의 고수 김대우 감독이 오랜만에 영화 ‘인간중독’으로 돌아왔다. 영화는 베트남전쟁이 벌어지던 1969년을 배경으로 두 남녀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모두의 신임을 받는 교육대장 김진평(송승헌)은 남편을 장군으로 만들려는 야망을 가진 아내 이숙진(조여정)의 울타리 안에서 승승장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김진평의 부하로 충성을 맹세하는 경우진(온주완)과 그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이 옆집으로 이사를 온다. 진평은 첫 만남부터 가흔에게 강렬한 떨림을 느끼고 순식간에 매료된다. 가흔 역시 진평을 볼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렇게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고 만다.
김대우 감독 특유의 발칙하고(?) 농밀한 연출력은 이번에도 제대로 빛을 발했다. 헤어날 수 없는 뜨거운 사랑, 결코 이뤄질 수 없는 불륜이란 소재 자체는 사실 식상할 수 있다. 하지만 김 감독 특유의 색이 입혀지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욱이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남녀의 질투, 복수심에 집중했던 김 감독이 온전히 남녀의 사랑에만 집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고풍스러운 사운드도 영화의 플러스 요인이다. 앞서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장르의 특성상 음악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한 김대우 감독은 실제 영화에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삽입, 남녀의 진실된 사랑을 표현하려 했다. 영화의 풍부한 사운드는 서로에게 중독된 두 남녀의 행동과 교차되며 관객의 감정 이입을 돕는다.
파격 변신을 시도한 송승헌과 이번 작품으로 처음 스크린에 데뷔한 신예 임지연의 농염한 매력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어디에서도 본 적 없던 배우들의 신선한 연기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임지연이 뿜어내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느낌과 그 속에 묻어나는 고혹적인 분위기가 꽤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애잔한 로맨스를 펼친 송승헌과 임지연이 극의 중심에 자리한다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은 조여정과 온주완이 해냈다. 진평의 부하이자 가흔의 남편 경우진 역의 온주완은 야비함과 귀여움을 오가며 상반된 이미지를 야무지게 소화했다. 진평의 아내 이숙진을 연기한 조여정은 도회적이면서도 러블리한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유해진, 전혜진 등 베테랑 배우들의 맛깔 나는 연기로 영화의 재미는 배가 된다. 이들은 김대우 감독이 자랑하는 해학 코드와 일치하는 능청맞은 연기로 다소 어두운 영화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끝으로 덧붙이자면, 대다수 관심이 집중된 송승헌과 임지연의 베드신은 예상만큼 파격적이고 적당히(?) 야하다. 게다가 제법 고급스러우니 '역시 김대우 감독'이라 감탄할 만하다.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사진=NEW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