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 취임..4000억 유상증자 등 경영정상화 ‘총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9일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직접 챙긴다. 8년간 한진해운을 이끌었던 최은영 회장은 물러나 오는 6월 한진해운과의 분할합병으로 몸집이 줄어드는 한진해운홀딩스를 맡는다. |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경영에서 손을 떼고 해운지주사업과 상표권관리 사업을 한진해운에 넘긴 한진해운홀딩스를 맡게 된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대표이사 취임으로 하늘(대한항공)과 육상(한진),바다((한진해운)에서의 수송ㆍ물류를 책임지는 CEO에 올라 한진그룹의 종합 물류기업 도약을 이끌게 됐다. 남은 과제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난파 위기에 몰린 한진해운을 구조할 수 있느냐이다.
◇육ㆍ해ㆍ공 CEO 등극..종합물류 기업 도약
한진해운은 29일 오전 임시이사회 및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을 새로운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했다. 이로써 한진해운은 최은영 회장ㆍ석태수 사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양호ㆍ석태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최은영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조 회장과 약속한 대로 이날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을 사임했다.
새로운 선장이 된 조양호 회장과 석태수 사장의 뒤는 강영식 대한항공 부사장(65ㆍ기술부문 총괄)이 받친다. 이날 주총서 조 회장과 함께 등기이사로 선임된 강 부사장은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59), 이상균 대한항공 부사장(66ㆍ재무본부장) 등과 더불어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해운 대표이사 취임으로 조양호 회장은 육ㆍ해ㆍ공 수송ㆍ물류 주력사의 대표이사 회장을 모두 맡아 책임경영을 펼치게 됐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그 동안 한진그룹 우산 아래 있기는 했지만 독자경영 기조를 유지하는 바람에 종합 물류그룹으로서의 이점을 발휘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조 회장의 취임으로 고 조중훈 선대회장의 ‘수송보국’ 철학을 계승해 세계적인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정상화 총력..연봉도 반납
한진해운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황이 장기 침체에 놓이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최근 3년간 낸 영업적자만 8651억원에 달할 정도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을 통한 담보대출로 한진해운에 25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한 바 있다.
또 이날 주총에서 의결한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 분할합병 이후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약 4000억원을 추가로 수혈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 “한진해운의 흑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회장직 연봉은 받지 않겠다”며 한진해운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한진그룹 내에서 해상수송의 큰 축을 담당해 온 한진해운은 우리나라 해운 역사 그 자체”라며 “수 많은 위기를 헤치고 글로벌 해운 기업으로 성장해 온 역사를 발판 삼아, 임직원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뭉쳐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유 선박의 가동률 및 스케줄 운영 최적화, 저비용ㆍ고효율 업무 프로세스 구축, 재무구조 개선프로그램 진행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도 제시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 우려는 일축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은 창업 이래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한 적이 없으며, 이 이름다운 전통은 반드시 이어질 것”이라며 “신분을 보장함은 물론, 최선의 노력을 통해 성과를 이루어 내는 직원들에게는 승진 및 전문교육 등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임직원들에게 약속했다.
다만,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조양호 회장이 직접 나섰지만, 해운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는 데다 대한항공의 경영실적도 나빠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영 회장, 8년만의 쓸쓸한 퇴장
조양호 회장의 한진해운 입성과 함께 국내 대표 여성 CEO인 최은영 회장은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남편인 고 고수호 회장에 이어 2008년 한진해운 대표이사에 오른지 약 8년만이다.
최 회장의 퇴진은 예고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조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한진해운 회장에서 물러나기로 조 회장과 합의했었다. 이미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사장이 지난해 말 한진해운 사장으로 옮겨온 상태이다.
한진해운측은 “작년 12월 1일 신규 선임된 석태수 사장의 업무 파악이 끝난 지금이 적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6월 1일부로 인적분할하게 되는 한진해운홀딩스 기존 법인을 맡게 된다. 한진해운홀딩스의 기존 법인에는 여의도사옥과 정보기술회사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 한진에스엠, 3자 물류회사 HJLK가 남게 된다. 이들 4개 사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기준 약 5000억원 규모이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