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해외여행 감소,.. 정부 "일시적 현상"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전 국민적인 추도 분위기로 인해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5월초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이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자칫 소비위축이 길어지면 경제성장률에도 큰 영향을 미쳐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일시적으로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 정부는 소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 0.6%에 비해 절반이 줄어든 0.3% 증가에 그쳤다.
한은은 "올해 2월 연말정산 관련 환급액이 적었고 추가납부액이 늘면서 5800억원 상당의 가계소득 감소 요인이 있어 민간소비가 0.2%p 가량 축소됐다"며 "올해 1분기에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것도 겨울의류, 난방용 기기 등 민간소비 지출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2분기 소비도 세월호 참사 여파로 좋지 않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25일 총동문회를 열 예정이었던 서울의 A대학원은 행사를 취소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모든 국민들이 슬픔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총동문회가 어울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상반기 중 예정됐던 수학여행과 수련회 등 야외활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이로인해 여행을 비롯한 관련업계가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휴가철 인천국제공항에 해외여행객이 몰려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
현대홈쇼핑도 이번 주말 예정됐던 여행상품 방송을 취소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최근에 해외여행을 예약하는 수요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유명 가수들은 앨범 발매나 콘서트를 취소하고 사고 첫 주말 영화 관람객도 70만명대로 이전 100만명대에서 크게 줄었다.
언론사들도 비상이다. 4~5월은 언론사이 주최하는 각종 포럼, 세미나, 박람회 등 행사들이 집중돼 있는데 세월호 여파로 정상적인 개최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세월호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사진 찰영으로 물의를 빚은 안전행정부 S국장이 해임되자 공무원 사회에서는 불필요한 식사약속을 취소하는 등 두문불출하는 모습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신한·KB국민·현대카드 등 5개 주요 카드사의 개인 신용판매(일시불·할부) 금액은 모두 3조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의 신용판매 금액(3조5300억원)보다 7.6%나 줄어든 것이다.
또 지난 18~20일 주말동안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2.8% 줄었다. 봄 정기세일 마지막 주말에 매출을 기대했지만 사고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대형마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이 전년대비 2.5~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떠들썩한 이벤트나 판매촉진 행사를 취소하면서 소비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 부진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지속된다면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인 3.9%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로 소비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겠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소비 관련 지표를 예의주시하는 등 적극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