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4 곰팡이 질병, 동남아 넘어 중동·아프리카로 확산
[뉴스핌=권지언 기자] 바나나에 생긴 치명적인 곰팡이 질병이 세계 각국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바나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TR4라고 불리는 곰팡이 질병이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글로벌 바나나 공급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의 경고를 전했다.
TR4는 바나나 뿌리를 공격하는 곰팡이다. 감염되면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바나나가 말라 죽는다.
FAO 농업담당자 파질 두선셀리는 해당 곰팡이 질병에 취약한 캐번디시(Cavandish)가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다양한 수출지로 공급되는 바나나의 약 95%를 차지하는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TR4 질병이 아직까지 에콰도르나 코스타리카, 콜롬비아와 같이 남미 주요 수출국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요르단과 모잠비크에서 발견돼 아시아 국경을 이미 넘어섰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두선셀리는 "캐번디시가 바나나 수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품종이며, 불행하게도 이 품종이 이번 곰팡이병에 취약하다"면서 "중기적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이지만 동시에 패닉하는 상황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FAO 자료에 따르면 글로발 바나나 수출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89억46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바나나 최대 수입국은 미국이며 벨기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TR4 곰팡이는 지난 1980년대 대만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로 확산된 바 있는데,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확산세가 확인되자 전문가들은 중남미까지 전파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바나나 멸종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