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리·국채수익률 간 격차 커져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미국의 낮은 정책금리와 높은 국채수익률 간 격차로 인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서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美 국채수익률 상승…기준금리는 0%대 지속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신화통신/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사에 따라 국채수익률은 상승했지만 선진 주요국들의 기준 금리는 여전히 제로 수준의 초저금리 상태로 남아있다.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 여간 나타난 긴축정책 때와는 정반대인 모습이다. 당시 정책금리는 4.25%p(포인트) 상승했으나 장기 국채수익률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미국의 장기 국채수익률은 단기 수익률보다 각국 금리에 더 큰 파급력을 보인다.
세계 채권시장은 사실상 하나의 금융시스템에 종속돼 있어 미국의 금리가 상승할 때마다 각국의 채권 수익률도 함께 상승하게 된다.
재정적 펀더멘털이 취약한 국가의 국채 수익률은 종종 더 빠르게 상승하기도 한다.
◆ 신흥시장만큼 금융권도 금리인상에 취약
최근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평소보다 높아진 금리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자금을 회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갑작스런 환율 불안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리스크는 신흥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5년간 선진국 정부들은 낮은 금리로 장기채를 대량 발행했다.
문제는 이 채권을 들고 있는 투자자나 포트폴리오 자산의 경우 훨씬 더 높은 금리 위험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된 투자자들은 연기금과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이다. 이들은 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상승할 경우 시장의 압력에 굴복할 수 있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 역시 시장의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자금조달시 불안에 시달릴 수 있다.
◆ 금융 레버리지 확대…위험자산 투자 늘 듯
반면 금융권의 단기 금리는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다.
장기와 단기 금리 간 스프레드의 차이가 벌어진다면 금융기관들은 더 많은 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는 저렴한 조달 비용으로 레버리지 확대를 통해 위험자산 투자 의욕을 부추기므로 금융 시장의 전반적 불안정성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는 주요 선진국들은 단기 금리를 적어도 올해 말까지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고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각국 중앙은행 금리인상 초입…난제 산적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향후 몇 년간의 정책금리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조의 초기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이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하지 않고 있지만 경제 지표들이 예상보다 긍정적인 상황라면 금리인상도 조기에 단행할 수 있다.
여기에 각국이 경기 회복세에 편승해 재정적자를 축소하려 할 수도 있다. 이는 시장 금리 스프레드를 불안정하게 해서 단기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장기간 이뤄졌던 완화 정책의 방향을 일거에 뒤집기는 쉽지 않으며,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을 가져올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