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준기(장혁)는 학교 내 모든 여학생의 시선을 받는 인기만점 체육교사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그는 자신에게 자꾸만 겁 없이 달려드는 영은(조보아)의 당돌함에 당황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오랜 시간 잊고 지내왔던 가슴 뛰는 설렘을 느낀다.
어느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비에 젖은 교복을 입고 떠는 영은이 안쓰러웠던 준기는 자신의 체육복을 빌려준다. 하지만 그날 이후 비극이 시작된다. 잠시 흔들렸던 준기는 곧 이성을 되찾고 영은과 거리를 둔다. 반면 순수하고 맹목적이던 영은의 사랑은 점차 광기 어린 집착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결국, 준기의 눈길이 닿는 사람 모두를 장애물로 여기기 시작한 영은은 준기의 아내 서연(선우선)에게까지 접근한다.
김태균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서스펜스 멜로에 도전했다. 그간 매 작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온 김태균 감독 다운 선택. 하지만 김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흥미를 끄는 건 영화의 전반부까지만이다. 마지막 시퀀스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특별한 반전 없이 뻔한 까닭에 다소 지루하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영화 ‘짓’(2013)과 여러모로 겹쳐 보인다는 점도 아쉽다.
게다가 뜬금없는 상황 설정과 지나치게 작위적인 대사는 실소를 자아내며 서스펜스와 멜로, 두 장르가 가져야 할 요소들을 파괴시킨다. 결국 영화는 스릴러와 로맨스 사이를 갈팡질팡하다 그 어느 쪽도 충실하게 보여주지 못한 채 결말에 이르고 마는 느낌이다.
캐릭터의 감정선도 혼란스럽다. 지나치게 극단적인 심리 변화를 오가는 캐릭터에 공감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김 감독의 예상만큼 사랑이 먹먹하거나 공포스럽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담백한 연출도 좋지만, 관객들의 공감을 위해 디테일한 부분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장혁과 선우선의 연기는 언제나 그랬듯 흠잡을 데 없이 안정적이다. 특히 신예 조보아는 예상외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게 튀는 부분 없이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할까. 아직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배우 조보아가 '가시'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건 사실이다. 1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