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한 외국 사모펀드가 크게 늘었으나, 투자지역의 편중·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 및 최근의 부동산 시장 냉각 조짐 등으로 투자 위험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투자전문 연구 기관인 칭커연구센터(淸科硏究中心)가 최근 발표한 '2013년 중국 사모 부동산투자 펀드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9개 외자 부동산투자 사모펀드가 총 34억 500만 달러(약 3조 7000억 원)를 모집했다.
2012년도 5개 외자 부동산 사모펀드 가운데 4개가 8억 6700만 달러를 모집한 것과 비교하면 수나 규모 면에서 모두 크게 늘어난 것. 개별 펀드의 평균 자금 모집 규모도 2012년 1억 7300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4억 2600만 달러로 1.46배가 증가했다.
이들 외자 사모펀드에는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티시먼 스파이어(Tishman Speyer)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 등 국제 유명 투자기관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외자 사모펀드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국내외에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중국 부동산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지난해 8월 자금모집을 한 펑수(豊樹)중국기회펀드(MCOF II)2기에는 북미·유럽·중동 및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자금이 몰려, 3개월만에 당초 목표치인 14억 달러 모집을 예정에 앞서 끝내기도 했다.
외자 사모펀드는 세계 자본을 중국 부동산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중국 본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완커(萬科)는 티시먼 스파이어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총 투자금액은 6억 7000만 달러로, 완커가 1억 7500만 달러를 부담하고, 나머지 7500만 달러는 티시먼 스파이어가 책임진다. 나머지 금액은 타인자본조달을 통해서 충당한다.
그러나 외자 부동산 사모펀드는 중국 정책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어 '태생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이 주요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중국은 아직 자본시장이 폐쇄적이어서 외자투자 기관이 해외시장에서 조달한 외화(달러)를 중국 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자금은 외환당국의 심사를 거친 후 환전을 마친 후에야 중국 시장에 투자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대략 1~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며 이로인해 환리스크에 노출되는 등 불필요한 손실을 감수해야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외자의 진입이 가장 까다로운 분야로 꼽힌다. 중국은 부동산 투기예방을 위해 2006년부터 외자의 중국 부동산 시장 투자에 대해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해왔다.
최근 부동산 가격상승폭 둔화와 함께 2, 3선도시에서 나타난 부동산 경기 냉각 기류도 부동산 투자 위험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자 투자가 집중된 항저우를 시작으로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때문이다.
투자 지역이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 편중되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외자 펀드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한 22개 투자안 가운데 15개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深圳)과 항저우(杭州)의 5개 도시에 집중됐다.
칭커연구센터는 일부 대도시에 대한 집중투자는 외국자본이 방대한 중국 부동산 시장에 실질적으로 진입하는 데 큰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정부의 규제에도 쉽게 노출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