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안정 국면에 새 투자 물색…자금 썰물 '독'될 수도
[뉴스핌=권지언 기자] 세계 금융시장에 또 한번의 거대한 자금 유입이 밀어닥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에 자금 쓰나미가 밀려올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회장 주장을 소개했다.
모비우스는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안정세를 보이며, 이들이 2008년과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동안 쌓아 둔 양질의 자산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대규모의 자금이 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은행들이 금융위기 당시 중앙은행들의 도움으로 부실 자산을 처분하고 양질의 자산을 쌓아 왔는데, 위기가 가라앉고 형편이 개선되자 갖고 있던 자산들을 정리하고 수익성이 더 좋은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비우스는 아이러니하게도 대형 은행들의 안정 국면이 세계 경제에 새로운 초특급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문제의 은행들로 투입됐던 자금들이 결국은 다시 풀리게 되는데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나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대대적인 양적 완화로 돈이 풀릴 당시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격히 올라 신흥국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불공정한 상황이 발생했었는데 이번에도 돈이 풀리면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은행들이 위기 때 사들였던 부실자산을 되파는 방식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을 흡수할 수도 있겠지만 모비우스는 연준이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국채매입을 지속하는 등 아직까지는 중앙은행들의 자금 흡수 시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모비우스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은행들이 신규 투자에 나설 명목이 더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은행들의 대응에 따라 환율 전쟁의 재발 가능성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비우스는 최근 위안화 약세와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장기 절상에 베팅하는 투기세력에 겁을 주기 위해 개입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중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줄고 내수가 늘어남에 따라 위안화는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서방국 간의 이견 조율이 나올 때까지는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머징 마켓에 대한 관심이 이미 살아나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으로 대변되는 프론티어마켓에 가장 큰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