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내용 담겼지만 용어는 빠져
[뉴스핌=함지현 기자] 금산분리 강화와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부당내부거래 해소 등 재벌개혁 방안이 새정치연합의 정강정책 초안에 담겼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는 빠져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사진=김학선 기자> |
새정치연합은 지난 18일 공개한 '새정치연합 정강정책' 초안을 통해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강화, 부당내부거래 해소 등 재벌개혁을 추진하며 약탈적 금융으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기구를 설치한다"면서 "사람·기업·지역 간 격차를 해소해 함께 혜택을 누리고 상생 협력하는 경제를 만든다"고 적시했다.
이는 곧 야권이 외쳐 온 경제민주화의 주된 내용이지만 정작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는 빠져있다. 민주당은 정강정책을 통해 "경제활동의 성과가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민주화 실현"이라고 명시해 뒀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한 정강정책 분과위원은 19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여태까지 강령에 경제민주화라고 돼 있었는데 이 용어 때문에 이념 싸움을 해왔다"며 "차라리 그동안 정강정책에 담기지 않았던 금산분리 강화 등 이념의 테두리를 벗어난 경제민주화의 실체를 넣어 이념 싸움을 줄여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분과위원은 "금산분리 강화와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부당내부거래 해소 등은 경제민주화로 생각하는 핵심 아이템 아니냐"며 "경제민주화로 정리하는 것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넣어 정리하는 게 낫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이념 싸움의 여지가 있는 용어를 넣기보다 오히려 구체적인 방안을 넣어 실효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아울러 민주당은 '재벌 때리기'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벌개혁방안을 정강정책에 넣지 못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같은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금산분리 강화 등의 방안이 정강정책에 포함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향후 논의를 통해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정강정책에 넣을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민주당 변재일 정강정책분과위원장은 "우리측은 경제민주화가 큰 틀의 시대정신이기 때문에 용어를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큰 틀에서 문제는 없다. 경제민주화의 정신만 넣을지 용어도 넣을지 논의 과정에서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가 갖는 의미 때문에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에 의해 반기업적인 것처럼 돼 있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경제민주화 없이 경제성장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라며 "발기취지문의 내용과 양당 대표연설에도 경제민주화가 언급 됐고 그것이 근본적인 창당의 취지기 때문에 가급적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산분리 강화와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부당내부거래 해소 등은 그동안 야권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재벌개혁 방안이다.
금산분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것이다. 여야는 지난해 '동양사태'가 터지자 이를 계기로 현행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로만 돼 있는 금산분리를 보험·증권 등 제2금융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또한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은 소수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편법적인 방법으로 소유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고 부당내부거래 해소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과 일감몰아주기 등을 근절하는 것을 말한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