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부대출 건수, 전년비 14.3% 증가…7년만에 최고
[뉴스핌=김동호 기자] 일본의 기업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실물경기 회복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신규공장 건설과 시설투자 등에 나서고 있다. 신규사업을 위한 기업들의 대출 건수도 최근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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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져온 경기 침체국면에서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크게 위축돼 지난 2012년까지 140조엔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작년 한해에만 19조엔 가량 부채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의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향후 성장 기회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등 자금 수요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최근 적극적인 차입을 통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자동차 업체인 혼다차는 지난 1년간 부채를 1조4000억엔 늘렸다. 혼다차는 일본 내 완성차 조립의 거점이 될 공장을 사이타마현에 설립할 예정이며, 해외에서도 아시아와 멕시코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IT업체 후지쯔는 지난해 1년 동안 부채 총액이 30% 가까이 급증했다. 작년 말 기준 후지쯔의 부채 총액은 약 7000억엔으로, 1년간 1500억엔이 증가했다. 카토 카즈히코 후지쯔 전무는 "수주잔고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는 등 IT 수요가 늘어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인수된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도 D램반도체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엘피다는 D램반도체에서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해 800억엔을 투자, 최신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기업들의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정부대출 건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본정책금융공고(JAPAN FINANCE CORPORATION) 조사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들의 작년 말 기준 정부대출 건수는 1만 7304건으로 전년대비 14.3% 증가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1만 6843건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 정책에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기업들의 신규사업 진출 비율을 기존 5%에서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수백만엔의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