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4개 경제대국 중 9개국과 FTA
[뉴스핌=김지유 기자] 한국·캐나다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9년만에 타결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4위 경제대국 중 9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
한·캐나다 FTA는 캐나다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실질적으로 24개월만에 철폐하기로 해 현재 FTA 협상을 진행중인 일본, EU에 비해 유리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캐나다는 G8 회원국이자 세계 11위 경재대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의 현재 교역량은 연간 100억 달러 수준으로 25위 교역상대국에 머물러 있다. 이번 FTA 체결은 양국 간 무역 투자 확대와 더불어 세계적인 자원생산국인 캐나다와 에너지분야 등에서의 협력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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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캐나다 교역 현황 [제공=산업통상자원부] |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한·캐나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통상장관회의에서 양국 간 합의사항에 대한 공식확인절차를 걸쳐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한·캐나다 FTA는 상품, 원산지, 통관, 무역규제, 서비스, 투자, 통신, 금융, 전자상거래, 정부조달, 지적재산권, 경쟁, 노동, 환경 등을 망라하는 포괄적인 FTA다.
상품분야는 양국 모두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 대부분 관세가 철폐된다. 우리 품목수 기준으로 97.5%, 수입액 기준 98.7%가 10년내 관세가 없어진다.
자동차가 대표적인 수혜 품목이다. 현재 6.1% 수준인 자동차 수출 관세가 3년(실제 발효 후 24개월)만에 철폐된다.
캐나다 자동차 내수시장은 174만대에 달하며, 한국의 제5대 자동차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대(對)캐나다 자동차 수출액은 22억3000만달러로 전체의 42.8%를 차지했다. 관세 철폐로 캐나다 시장내 한국차 시장점유율 12%를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현재 캐나다와 FTA 협상 중에 있는 일본, EU 업체에 비해 유리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한·미 FTA와 비교하면 캐나다의 자동차 관세율이 미국(2.5%)보다 높고, 관세철폐기간도 미국(협정발효 후 5년)보다 유리한 조건"이라며 "24개월만에 자동차 관세가 철폐되면 캐나다와 FTA를 체결한 미국, 멕시코 업체와 동등한 경쟁 여건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비관세분야에서는 상대국 원산지 차량이 자국 안전기준에 반영된 국제기준 및 미국기준을 충족한 경우 각각 자국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키로 합의했다.
완성차 원산지와 관련해서는 미국산 부품에 대한 상호 누적을 인정키로 했다. 자동차 부품 및 타이어도 각각 6%, 7%인 캐나다의 현행 관세가 부품은 즉시 또는 3년, 타이어는 5년 내에 각각 철폐된다.
섬유분야는 평균 5.9%(최대 18%)에 달하는 캐나다의 관세가 대부분 3년 내 철폐키로 했다. 원산지도 한·미 FTA 섬유분야 원사 기준 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합의가 이뤄져 한·미 FTA 대비 높은 수준의 결과라는 평가다.
기타 냉장고, 세탁기, 섬유화학기계품목 등은 현행 5~8% 관세가 즉시 또는 5년 내에 철폐된다.
반면 체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품목은 농축산물이다.
다만 산업부는 한·미 FTA, 한·EU FTA에 비해 보수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전체 농축산물 중 18.8%, 품목수 282개를 양허제외하거나 또는 10년 초과 관세철폐하는 등 예외취급했다.
구체적으로는 쌀, 과실류, 양념류 등 211개 품목을 양허제외하고 꿀, 대두, 맥아, 보리 등 11개 품목은 TRQ(저율관세할당)을 부여했다.
쇠고기(관세율 40%)는 15년, 돼지고기(관세율 22.5~25%)는 5년 또는 13년을 관세철폐기간으로 설정했다. 다만 쇠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한 20개 품목에 대해서는 농산물 세이프가드(ASG)를 설정해 급격한 수입증가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육류 원산지에 대해서는 한·미 FTA와 동일(닭고기를 제외한 육류에 대한 도축 기준 인정)하게 합의했다.
정부는 한·캐나다 FTA가 타결되면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농수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 간 협의를 통해 농업 피해분야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국내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나아가 협상 타결 이후에는 협상 결과를 반영한 영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며, 호주 및 캐나다와의 FTA 타결 등으로 인한 축산 분야 피해 보전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서비스·투자분야는 캐나다의 NAFTA(나프타) 발효시점(94년 1월 1일) 이후 체결한 FTA의 최고 대우를 한국에 자동 부여키로 했다. 한국 역시 캐나다에 한·캐 FTA 발효시점 이후 체결하는 FTA 상 최고대우를 자동 부여키로 했다.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ISD)의 경우에는 한·미 FTA와 유사한 수준으로 체결했다.
정부조달은 개정 GPA(정부조달협정) 대비 중앙정부기관의 조달 양허 하한선을 인하함으로써 조달시장을 추가로 개방, 대 캐나다 정부조달진출시장의 확대가 기대된다.
또한 우리 측은 캐나다 위스키 및 캐나다 라이 위스키를, 캐나다 측은 고려홍삼, 고려백삼, 고려수삼, 이천쌀을 지리적 표시로 포함해 보다 강화된 보호를 제공키로 했다.
한·캐나다 FTA는 2005년 7월 협상을 시작한 이래 9년 가까이 협상이 계속되며 FTA 협상 중 가장 장기간이 소요됐다.
이에 대해 최경림 산업부 차관보는 "협상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에서 쟁점이 있을 수 있는데 이번에는 자동차 및 쇠고기, 돼지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분야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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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캐나다 FTA 전체상품 양허수준 비교 [제공=산업통상자원부] |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