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F 등 배당세 내면서 양도세까지 내야해
[뉴스핌=한기진 이에라 정경환 기자] “파생상품 양도차익 양도세 부과는 기획재정부가 큰 성과를 낸 것.”
19일 금융당국 한 고위 공무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조세개혁소위가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정리하자, 이같이 평가했다. 기재부가 상당한 공을 들였고 성공시켰다는 이야기다. 소위는 기획재정부에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부과에 따른 영향 등을 4월 임시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기재부가 원한 것은 파생상품 거래세로 0.0001% 부과였지만, 국회가 금융투자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양도소득세로 방향을 틀었다.
사정을 감안한 것이지만 금투업계는 우려를 넘어 국회의 최종 관문을 넘지 못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쉽게 말해 '사과 반쪽에만 과세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느냐'에 회의적이다. 파생상품거래는 현물시장인 주식시장과 하나로 묶여있다.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은 주식현물의 위험회피 목적으로 연계돼 거래되는 것이기 때문에 파생에서만 얻는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의 헤지 수단으로 선물 매도해 수익을 본 경우, 주가가 하락 손실과 선물 매도 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까지 부과하게 되는 거 아닌가”라며 “연계된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소득을 따져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생상품 소득 인식 시점을 언제로 정할 것인가도 복잡한 파생상품 구조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다. 거래 건수와 연간 단위 둘 중 한 가지로 결정해야 하고, 통합 소득이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파생상품은 레버리지 인덱스 ETF 등 펀드에 기초자산으로 포함돼 있어, 현재 배당소득세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양도세까지 내야 하면 이중과세 논란을 부른다.
파생상품 양도소득세는 기재부가 관철시킨 작품이지만 금융당국은 주식 등 자본시장 위축을 우려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업계 위축을 고려해 국회와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 박사는 “양도세 범위나 세율에 따라 내용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디테일한 부분에서 큰 차이가 많기 때문에 양도소득세가 맞다 틀리다, 효과가 크다 작다고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