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회사채 발행액 북미 앞질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이 글로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접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가 발행한 회사채가 미국과 캐나다 기업의 발행 물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각) 시장 데이터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 이후 중국 부동산 업계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7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부동산 업계의 발행 총액 가운데 3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 미국과 캐나다 부동산 업계가 연초 이후 발행한 회사채 규모인 76억달러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미국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57억달러로, 글로벌 전체에서 27%의 비중을 차지했다.
연초 이후 중국의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80억달러에 소폭 못 미치는 것이지만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광저우 R&F 프로퍼티스를 포함한 주택 건설 업체부터 차이나 사우스 시티 홀딩스와 같은 중소 규모 개발업체까지 중국 업체들은 고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을 공략, 시장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잭파니 청 신용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금리가 본격 상승하기 전에 저금리에 자금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이들 업체 중 일부는 기존 회사채의 만기 상환을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투자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연초 이머징마켓의 혼란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증폭, 국채 수익률의 상승에 제동이 걸렸지만 추세적으로는 하락보다 상승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업계 전문가는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의 회사채 발행 러시가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기 실적 발표 이후 회사채 발행이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올해 연간 발행 실적이 세계 최대 규모를 유지할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시장 전문가는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