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서 살처분된 뒤 해체된 기린 마리우스 [사진=AP/뉴시스] |
유럽 언론들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동물원이 9일(현지시간) 믿을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이 동물원은 열성 유전자를 가진 기린 한 마리를 관람객이 보는 앞에서 죽인 뒤 천천히 해체했다. 관람객 중에는 어린아이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동물원은 기린을 해체한 뒤 사자 등 맹수 우리에 던져줬다.
이날 희생된 기린은 ‘마리우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올해 두 살 된 수컷으로 동물원측은 개체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열성인 마리우스를 살처분하게 됐다고 전부터 공표해 왔다.
당시 동물원의 결정에 시민들은 경악했다. 마리우스를 살려달라는 청원에 무려 2만7000명이 서명했다. 한 부호는 50만유로(약 7억3000만원)를 제시하며 마리우스를 데려다 키우겠다고 나섰다. 다른 동물원도 마리우스를 대신 사육하겠다며 살처분에 반대했다. 하지만 동물원 측은 “국제적으로 기린은 엄격하게 개체 수를 유지해야 하는 품종”이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마리우스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안락사됐다. 하지만 시민들은 굳이 죽은 마리우스를 사람들 앞에서 해체해 사자우리에 던질 필요가 있었냐며 분노하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유튜브 등에도 게재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