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1급 정치범으로 아내와 함께 수용소로 끌려갔던 철호(김인권)는 그곳에서 아내를 잃고 2년 만에 홀로 고향 땅을 밟는다. 그는 죽은 아내와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탈북을 결심한다. 하지만 탈북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철호는 1급 정치범으로 또다시 고발당한다. 설상가상으로 마을 사람들을 원조해주던 중국 선교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준비해오던 탈북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스크린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진무 감독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접 돌아다니며 인터뷰한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감독은 참혹한 현실을 토대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꼬집는다. 물론 ‘신이 보낸 사람’이란 제목이나 ‘지하교회’라는 소재에서 알 수 있듯 영화에는 종교적 색채가 짙게 깔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거북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도 여기있다. 김 감독은 북한 인권문제를 수면 위로 분명하게 끌어 올렸다.
배우들의 연기는 새롭다. 충무로의 유쾌한 신스틸러 김인권이 1급 정치범이자 마을의 주동분자 철호를 열연,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홍경인 역시 흠잡을 데 없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정신지체를 겪는 용석을 연기한 배우 지용석이 가장 인상적이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여기서 명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영화 말미 보여지는 그의 극단적인 행동은 관객의 마음을 날카롭게, 또 불편하게 파고든다.
여기에 엔딩 크레딧에 실제 영상을 삽입, 영화를 보면서 가졌던 북한 인권과 통일 문제에 대한 생각이 무리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