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얼굴도 몸도 훈훈한 연하남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을 만큼 매력적일 수도, 남편에게 일주일에 세 번 잠자리를 요구할 만큼 당당할 수도, 애인과 같이 살기 위해 딸의 결혼을 추진할 만큼 뻔뻔할 수도 있는 나이는?
영화 ‘싱글즈’(2003)로 30대 여성들의 삶과 사랑을 담아냈던 권칠인 감독이 이번엔 40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관능의 법칙’을 내놓았다. 영화는 어린 남자 만나는 골드미스 신혜(엄정화), 당당하게 원하는 도발적인 주부 미연(문소리), 딸 몰래 연애하는 싱글맘 해영(조민수) 등 세 친구의 이야기를 농도 깊게 다뤘다.
개봉 전부터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로 주목받은 영화는 발칙한 대사와 화끈한 노출로 가득하다. 그러나 권 감독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솔직한 대사, 섬세한 연출로 영화의 균형을 잡는다. 특히(제아무리 멋지게 살지언정) 냉정한 현실 앞에서 조금은 비굴하고 어쩔 수 없이 궁색해지는 40대의 모습은 관객들의 아릿한 정서를 건드린다.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가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영화를 끌고 나간다는 점은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젊은 여성 관객에게 경각심(?)마저 일깨워주는 엄정화의 섹시함, 발칙하면서도 솔직한 문소리의 리얼함, 따뜻하고 순진한 조민수의 사랑스러움까지, 3인 3색 여배우들의 매력은 남녀커플 못지않은 케미와 연기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엄정화의 선택을 받은 이재윤과 능청스러운 이성민, 오랜만에 다정한 멜로연기를 선보인 이경영 등 파트너들의 등장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싱글즈’보다 어딘가 뜨뜻미지근한 결말에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40대만이 풀어 놓을 수 있는 이야기는 러닝타임(108분) 내내 관객들을 웃겼다 울렸다 한다.무엇보다 이들의 눈물엔 억지가 없고 웃음엔 강요가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1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