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 가보니..개장 전 줄 길게 늘어서 장관
[뉴스핌=한태희 기자] "청약 신청하려고. 아들에게 집 하나 해주려고 왔어. 집값 이 더 안 떨어진다고 하더만" (서울 금천구 독산동 김 모씨)
"그냥 구경하러 왔습니다. (보고나서) 마음에 들어도 청약 안 합니다. 청약 당첨돼도 대출 받아야 하는데…"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이 모씨)
반드시 청약한다는 사람과 마음에 들어도 대출 걱정 때문에 청약 안 한다는 사람. 7일 서울 금천구에 있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정부의 주택경기 활성화 의지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매 거래 움직임이 있다. 여기에 이달부터 봄철 이사 수요가 움직인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 이만한 호재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내 집 장만'을 고민하고 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은 이날 오전 10시에 열렸다. 사람들은 10시 전부터 줄을 섰다. 100~150m 가량 줄 선 관람객 반대편엔 인근 부동산 중개소에서 나온 관계자가 20~30명 모여 있었다.
[사진=리얼투데이] 서울 금천구에 있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
길게 줄 선 사람은 대개 세 부류다. 꼭 청약한다는 사람과 청약 생각은 없고 그냥 구경왔다는 사람. 이들 사이엔 견본주택을 본 후 청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청약 생각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과 청약 생각 자체가 없다는 사람 비율은 5대 5 정도.
광명시에서 온 김재곤씨는 청약할 생각이다. 자금은 충분하다.
김씨는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대라고 하는데 이 정도면 대출 안 받아도 갖고 있는 돈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며 "분양 받으면 살 것(거주)"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살던 집을 팔고 지금 전셋집에서 산다. 청약 당첨되면 집 팔아서 생긴 현금을 이용할 계획이다.
독산동 주민 김 모씨는 "청약 할 생각이 있으니까 아침부터 기다리지 않았겠냐"고 되물으며 "사람들 얘기 들어봐도 집값이 더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견본주택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면적별 주택 안으로 들어가려면 10~20m 줄을 서야 했다. 2층으로 가는 줄은 계단에서 끊나지 않고 1층까지 이어졌다. 청약 방법이나 계약 조건을 설명하는 상담창구는 빈자리가 없었다.
상담을 받은 김 모씨는 "청약 당첨되면 남편과 얘기해 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분양가가 생각보다 높아 고민된다"고 말했다.
광명시에서 왔다는 박 모씨는 "집값이 여전히 비싸다"며 "그냥 구경 하러 왔다"고 말했다. 독산동에 사는 김 모씨는 "집을 사긴 사야 하는데 당장 계획은 없다"며 "요새 흐름은 뭔지 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관람객 중에는 등산복 차림을 한 사람도 꽤 있었다. 아침에 관악산을 올라갔다 왔다는 독산동 주민 최 모씨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이곳을 들렀다고 소개했다. "견본주택 가면 경품을 많이 주더라고. 집에 가는 길에 (견본주택이) 있어 잠깐 들른거지"라고 최씨는 말했다. 이날 최씨와 같이 라면이나 화장지와 같은 경품만 받고 돌아간 사람도 꽤 됐다.
견본주택에 들어가려는 사람은 정오가 지나서야 줄기 시작했다.
강남권 주택시장 분위기가 아파트 분양시장으로 옮겨 붙는지는 다음주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1·2순위 청약 신청은 오는 13일이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