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필두 원자재 시장으로 하락 압박 확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앙은행의 연이은 개입에도 이머징마켓의 자산 급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지만 선진국으로 위기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8~29일 회의에서 월 100달러 규모의 추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행한 한편 성명서에서 최근 이머징마켓 혼란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출처:뉴시스) |
오히려 이머징마켓의 급락 양상은 상품시장으로 번져나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석탄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고, 이를 필두로 원자재 시장 전반에 걸쳐 파장이 밀려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골드만 삭스는 30일(현지시간) 이머징마켓의 패닉 매도가 선진국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여지는 지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과거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선진국 증시가 동반 하락한 경우는 드물었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통화를 포함해 이머징마켓의 자산 낙폭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금융시장은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상품시장은 이머징마켓의 공격적인 ‘팔자’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호주산 석탄 가격이 연초 이후 10% 급락했고, 최근 들어 내림세가 두드러진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된 데다 중국의 석탄 소비가 지난해 2.6%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팔자’가 힘을 얻는 모습이다.
맥쿼리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이 원자재 시장으로 옮겨 붙는 움직임”이라며 “심리적인 영향 뿐 아니라 중국의 수요가 저조한 점도 악재”라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 역시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이머징마켓의 상품 수요가 위축돼 가격 하락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진국은 이로 인해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경우 소비자들의 실질 임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베스텍 애셋 매니지먼트의 다노스 파파사바스 전략가는 “터키와 남아공이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지만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