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회수율과 투자리스크 '兩高 '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아줌마 부대 투자자들인 '왕타이타이'들은 최근들어 손을 데는 투자 아이템마다 성공을 거두며 국제 시장의 큰 손 투자자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들의 투자 행동이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왕타이타이는 작년 4월 국제 금값 하락세를 틈타 300t의 금을 대거 매입, 금값 반등을 이끌며 월가를 이기는 새로운 ‘금융의 큰손'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왕타이타이가 제주도 부동산에 대거 투자하면서 2012~2013년 제주도 아파트 시세가 8.6% 오르는 등 제주도 부동산 시장도 들썩였다.
◇왕타이타이 투자, 단기 회수율과 투자리스크 '兩高 '
히지만 이들이 특정 자산의 투자 시장을 주도한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전문가들은 왕타이타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들이 투자하는 품목은 단기적으로 가격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나, 투자 상품의 장기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 국태군안(國泰君安)증권 애널리스트 셰칭펑(謝清鵬)은 "왕타이타이에 의해 금값이 요동치는 것이 아니다. 금 시장에서 왕타이타이는 피동적으로 가격을 수용하는 약자"라며 "왕타이타이가 고수익을 쫓다보니 해외부동산, 비트코인 등 새로운 투자 종목에 몰리고 있지만 전문 투자 지식이 부족하고 유행에 따라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투자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왕타이타이의 투자가 단기 회수율은 높지만,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특징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타이타이가 유행에 따라 계속해서 새로운 투자 종목을 찾아 나서면서, 이들의 투자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왕타이타이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따르는 분야 중에서 정보 미스매칭이 존재하면서 가격 상승 여지가 크고, 중간 유통 과정이 복잡한 분야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례로 특수한 의미를 가진 핸드폰 번호나 자동차 구매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도시의 차량 번호판, 골동품을 비롯한 예술품, 특수농산물 등에 투자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러한 투자 종목은 투자 진입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현금 변환이 쉬우며, 가격 상승 여지고 크고 전문 지식이 필요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금값 하락에도 왕타이타이 금 사랑 여전
왕타이타이는 금값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투자 적기로 판단하고 주저없이 매입에 나선다.
광저우(廣州)에 사는 40여세의 왕타이타이는 작년 4월 금값 대폭락 당시, 광저우 모 백화점에서 단번에 20만 위안(약 3500만원) 어치의 금 악세러리와 골드바를 매입했다.
그는 "금 매입 당시 가격 기복이 심했다. 금 악세서리 가격이 최저 그램(g)당 350여 위안까지 떨어졌다가 이틀새 다시 30~40위안이 올랐다"며 "금 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금값이 g당 400위안일 때 금을 매입한 그는 현재 g당 160위안의 손해를 보고 있다. 22일 기준 금 가격은 g당 240위안이었다.
그럼에도 왕타이타이가 금을 선호하는 이유는 중국 증시가 부진한 데다, 부동산은 점점 비싸지고 통제가 심해질 뿐만 아니라 현금으로 변환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한 중국인들이 금의 가치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금본위 사상이 뿌리깊게 박혀있다는 점도 근본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왕타이타이는 대체로 투자관련 전문 지식이 전무하고 투자 재태크 관련 교류도 적어 주변 사람이나, 매체 정보에 의존하는 충동적 투자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롼링(阮玲)씨 처럼 재태크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이성적인 왕타이타이도 있다.
롼링씨는 "작년 금값 폭락 당시 대량 매입을 하고 싶었지만 전문가가 금값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며 매입을 만류해 구매하지 않았다"며 "주식과 펀드 등 투자 상품에 대해 아는 바가 없지만 지인들이 주식이나 펀드 투자로 수익을 냈다는 소리를 들으면 따라서 매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왕타이타이의 황금 매입 열풍과 관련해 그는 "설사 당장 금값이 떨어진다 해도 후회할 필요는 없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반드시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며 금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