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정보유출 카드사 CEO 사실상 사퇴주문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최근 카드사 등 금융회사의 사상 최대 개인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해 금융지주회장까지 책임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개 카드사로 촉발된 정보유출 사건이 은행과 저축은행 등까지 확산되고 파장이 일파만자 커지면서 확실하고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이번 불법 정보유출 사건은 금융사고 차원을 넘어 공익을 침해하는 중대범죄에 해당된다"고 규정하면서 "자회사간 정보교류 남용으로 인한 은행정보 유출이 금융지주사의 관리 소홀 및 내부통제 문제로 드러나면 이에 대한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에서 국민은행 고객정보까지 함께 유출된 사실을 지적한 것으로 지주사의 관리 소홀이 드러나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등 지주사 수장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이다.
최 원장은 "금융지주사에서는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한발짝 물러서 있으며 사과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주사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 있게 사태 수습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번 개인정보유출 사건을 계기로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정보유출과 관련해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보유출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 (신용정보법 및 금융정보 처리와 관련) 법 개정 방안 등을 내서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KB국민카드 심재오 사장, 롯데카드 박상훈 사장, 농협카드 손경익 분사장이 20일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동시에 금융당국 수장들은 이번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에게 분명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특히 최 원장은 KB, 롯데,NH농협 등 카드 3사에 대한 금감원 검사결과 전이라도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3개 카드사 CEO들에 대한 사퇴를 압박했다.
최 원장은 "현재 진행중인 카드 3사에 대한 금감원 검사 및 제재조치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실시해 나가는 것과는 별도로 해당 카드사가 속한 그룹의 최고책임자는 자회사인 카드사 관련자들에 대해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된 책임을 조속하고도 엄중하게 묻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도 "앞으로 내부직원의 잘못으로 유사한 사고가 일어난다면 천재지변이 아닌 한 CEO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감독규정 개정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제재의 최고 한도를 높이고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이번 사건을 포함해 앞으로 CEO가 도의적 책임이라도 꼭 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 수장들은 이번 정보유출에 따른 2차 유출 피해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혹시라도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가 확인되는 경우 카드 3사에서 이를 전액 배상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 원장은 "고객정보가 금융회사에서 대출광고업자 등에게까지 1차로 유출된 것은 사실이나, 유출된 고객정보가 제3자에게 유포되지 않아 일반인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 위원장도 "검찰 수사결과를 보면 추가 유출로 인한 추가 피해는 있을 수 없다"면서 "(2차 피해는) 없을 것으로 확신하는데 만의 하나 생겨도 (카드사들이) 전액 보상해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너무 큰 불안감을 가지고 있어 다시 한번 분명히 설명하지만 이번 사태는 개인정보가 유출은 됐지만 유통은 되지 않은 것"이라며 "매우 희박한 가능성 때문에 내 카드가 부정사용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