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프로젝트’ 전 교육 과정으로 확대해야...
[뉴스핌=김기락 기자] “서울 소재 공과대학을 졸업했으나 재수, 삼수해서 지방 치과대학을 간 친구들을 만나면 그들이 술값을 계산한다. 나도 모르게 쪼그라드는 기분이 든다” 공대 졸업자가 최근 SNS에 남긴 글이다.
고성장 경제 시대에 공대를 입학했지만 졸업 후 사는 ‘형편’은 치과 및 피부과 의사 친구들 보다 못하다는 푸념이다. 그가 삶을 팍팍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산업 구조에 있는 것 같다.
서울 강남에는 건물마다 치과와 피부과가 늘어서 있다. 그만큼 환자가 많다는 방증일 게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은 미용 목적의 의료관광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공과대학 혁신’은 공대 졸업자에게 반가운 일이다.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창조경제를 대학 때부터 육성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산업계·학계·연구계 대표 및 미래부·교육부·산업부 실장급으로 공과대학 혁신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그동안 산업계 및 사회에서 제기된 공대의 개선점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창조경제가 기술과 아이디어의 실용적 활용에 핵심을 둔만큼 공대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혁신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주 잘한 일이다.
미래부는 공대 혁신 추진과 같은 ‘창조경제 프로젝트’를 초중고 등 전 교육 과정으로 확대해야 한다.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 방식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암기와 반복하는 교육만으로는 창조경제를 이루기 어렵다. 그 단적인 예로 기업을 들 수 있다. 기업에서는 공대 졸업자를 쓰려면 다시 가르쳐야 한다며 볼멘소리를 해왔다. 또 일부 대학은 특정 기업에 맞는 취업 특성화 교육을 해왔지만 이직할 경우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가 출범 2년차를 맞아 조금씩 선명해지는 것 같다. 창조경제의 핵심이 융합인 만큼 각 부처도 융합을 통한 공대 혁신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지금의 공대생들은 먼 훗날 치과의사 친구들과 만나면 술값을 먼저 낼 수 있지 않을까 바래본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