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어느날 집으로 좀비가 배달된다면?
데라모토 가에 생기 없는 눈과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좀비 사라(고마츠 아야카)가 배달돼 온다.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상품화된 좀비 사라는 기억과 감정을 잃은 채 하녀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집안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한다.
그리고 어느 날, 주인 데라모토(데즈카 토루)의 아들 켄이치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익사한다. 엄마 시즈코(도가시 마코토)는 사라에게 켄이치를 좀비로라도 되살아나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또 다른 파국을 불러온다.
영화는 좀비가 하녀가 된다는 이색적인 설정 아래 관객들의 불편한 심기를 자극한다. 사부 감독은 좀비를 대하는 인간의 행동을 통해 탐욕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사라는 하인과 주인에게 능욕당하고 아이들이 던지는 돌과 동네 양아치들의 칼질에 매일 상처 입는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사라는 이타적이다. 그는 켄이치를 데리고 도망가면서도 자신이 엄마였을 때 기억을 떠올린다. 이러한 인간과 좀비의 뒤바뀐 본성에서 우리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탐욕스럽게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되짚어보게 된다. 특히 저예산 영화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선택한 흑백 영상은 사부 감독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연출력을 더욱 부각시킨다.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