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TV 부문의 경쟁자는 이종산업에서 나올 것이다"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삼성전자의 TV-가전사업 등을 총괄하는 윤부근 생활가전(CE) 부문장 (사장)이 한 말이다.
당시 그가 언급한 '이종산업'은 애플, 구글 등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런 '이종산업' 경쟁상대에 대한 해석의 범주는 갈수록 더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CES는 TV가 주류였던 가전쇼가 이제 산업계 전반으로 대상과 고객이 확대되는 변곡점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우디-구글 협력..애플·삼성 등도 경쟁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CES에서는 '스마트카'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면서 산업계 전반의 이목이 집중될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가 IT와 접목되면서 얼마나 '똑똑한' 기능을 선보일지 산업계 전반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명차 브랜드인 '아우디'의 회장이 CES에서 기조연설을 할 만큼 자동차는 올해 CES의 주요 테마로 자리잡았다.
아우디 회장인 루퍼트 슈타들러(Rupert Stadler)는 이번 CES에서 자동차 업계의 미래 혁신과 소비자 기술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여파를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특히 슈타들러는 무인운전, 미래 이동성 개념과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아우디가 구상중인 계획 등을 집중 소개할 계획이다.
아우디는 구글과 협력을 논의중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카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분야에 이어 자동차와의 융합 분야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6월 iOS를 이용해 아이폰과 자동차의 계기판을 통합해 작동시키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애플은 지금까지 BMW, 다임러의 메르세데스-벤츠 부문, 제너럴 모터스(GM), 혼다 등과 협력하기로 한 상태다.
삼성도 예외는 아니다.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은 지난해 10월 한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만든 스마트폰이 ′미러링크′라는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페어링돼 운전을 하면서 바로 터치를 통해 핵심앱을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토요타와 저희(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분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자동차업계 CES 대거 참여
스마트카 분야는 IT 기업 외에 자동차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CES 2014에서 포드자동차, BMW 등이 자체 개발한 자동 운전 자동차를 시연할 예정이다. GM과 아우디는 스마트폰 없이 자동차 자체 기기만으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롱텀에볼루션(LTE) 칩을 탑재한 신차를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GM은 2015년형 모델부터 거의 모든 모델에 인터넷 접속 기능을 넣기로 했다. 혼다 자동차는 운전대에 버튼을 달아 애플의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를 곧바로 호출할 수 있도록 한 신차 모델을 내놓기 시작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도 이번 행사에서 차량IT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곽우영 부사장이 직접나서 현대·기아차의 첨단 텔레매틱스 시스템 ‘블루링크’와 ‘유보(Uvo)’를 선보인다.
◆ 국내 SW업체도 스마트카 시장 본격 공략
IT와 자동산업의 융합 움직임에 국내 부품업체들도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인포뱅크, MDS테크놀로지, 오비고 등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은 최근 스마트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스마트카 사업을 시작한 인포뱅크는 오토사(AutoSar) 기반의 소프트웨어(SW) 개발 능력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역점을 두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모바일 웹 브라우저 사업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오비고는 HTML5 기반 차량용 브라우저 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MDS테크놀로지는 오토사 유통과 임베디드 SW 저작도구 개발을 넘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 분야로 각도를 넓히며 스마트카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유진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카 시장 확대에 따라 현대기아차그룹, 삼성그룹, LG그룹에서 관련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술인 미러링크(MirrorLink), AUTOSAR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MDS테크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