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부 출신 행장, 33년 뱅커 생활 마감
[뉴스핌=노희준 기자] 첫 내부 공채 출신 행장인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이 27일 3년의 임기를 끝내고 물러났다. 기업은행에서의 33년 뱅커 생활도 마감했다.
![]() |
조준희 기업은행장 |
조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점 강당에서 이임식을 갖고 "반드시 우리 IBK를 '위대한 은행'으로 만들어 자랑스런 유산으로 물려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위대한 은행'이란 돈을 잘 버는 것은 물론이고, 사헌공헌에 앞장서야 하고 교육, 문화, 예술에도 이바지해 국민들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사랑, 신뢰를 받는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조 행장은 마지막까지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는 사실을 명심해달라"며 "낡은 관행과 폐습은 끊임없이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기업은행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 50년 역사상 최초의 내부에서 배출한 은행장이다. 연임이 점쳐질 정도로 내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3년간 좋은 경영실적과 자신만의 발자취를 남겼다.
중소기업은행 본령인 중소기업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수행해 기업고객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한편, 개인고객을 1300만명으로 불려 '국민 모두의 은행'으로 기업은행을 탈바꿈시켰다. 일반인에 친숙한 송해 씨를 홍보대사로 기용한 것도 조 행장이다.
기업은행은 조 행장 재임 기간 모바일뱅킹으로의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올 한 해에만 IBK ONE뱅킹 이용고객을 100만명 불렸고, 연간 외국환 거래도 1000억불을 달성, 예전의 IBK 명성을 회복했다.
이외에도 금융권 최초 문화콘텐츠 산업의 체계적 지원, 한자리 수 중소기업대출금리 실현, 임원부터 행원까지 인사를 하루에 끝내는 '원샷 인사' 단행, 특성화고 졸업생 최초 채용 등 학벌주의 타파, 근무시간정상화 등은 그가 남긴 의미있는 결과라는 평가다.
조 행장 스스로 "이미 주어진 길, 잘 알려진 길을 가기 보다는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왔다"며 "봉산개도(逢山開道) 우수가교(遇水架橋)의 정신으로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어 나아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너왔다"고 지난 3년을 자평했다.
비록 권선주 부행장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떠나지만 이러한 내부 행장 출신의 탁월한 성과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경제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를 막아내고 기업은행이 내부 출신 행장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제가 은행장으로 일한 지난 3년간 직원여러분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을 것"이라며 "자행출신 은행장이라는 이유로 추호도 의심하지 않고 전적으로 믿고 따라주셨다"고 직원들에게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조 행장은 "IBK는 저의 전부였다"며 "비록 저의 몸은 정든 이 건물을 떠나지만, IBK기업은행과 임직원 여러분을 사랑하는 마음은, 을지로 2가 50번지 이곳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