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테스트 논란에 금리·외환 스캔들 '첩첩산중'
[뉴스핌=노종빈 기자] 올해 연말휴가 기간에도 유럽 주요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여전히 두다리를 뻗고 편히 잠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새해를 앞두고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진행돼 온 금융권 개혁의 풍파에서 벗어나 달콤한 휴식을 바랬다면 몇가지 이유에서 실망케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유럽 스트레스테스트 앞둔 긴장감
먼저 가장 주목되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트레스테스트 방식에 대한 논란이다.
유럽 대형은행들은 ECB의 유럽연합 전역의 스트레스테스트와 함께 대출자산의 품질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할 전망이다.
그런데 이 같은 방식은 유럽 은행권이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가운데 가장 엄격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ECB는 향후 1년여 내에 1조 유로의 긴급 유동성 공급이 모두 소진될 경우 이를 보완할 제도를 고심 중인데 이럴 경우 중소규모 금융기관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가운데는 금융 CEO들에 대한 보너스에 대해서 제한하거나 보너스 폭이 과도할 경우 주주총회의 동의를 받도록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 금리·외환 조작 스캔들…거액 과징금 우려
이와 함께 리보금리 조작 스캔들도 여전히 은행 CEO들의 목줄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까지 바클레이스, UBS, 도이체방크, 씨티그룹, JP모간, 소시에테제네랄, RBS, ICAP, 라보뱅크 등 9개 금융사들이 위반 혐의 관련 당국과 합의했다.
하지만 HSBC와 크레디아그리콜 등은 유리보 조작 혐의에 대해 합의를 거부한 상황이다. 또한 로이드 은행 등도 리보 관련 금융당국 조사에 휘말려 있다.
또한 최근 도이체방크가 모기지 관련 상품의 규정 위반 문제 등으로 19억달러(약 2조원)의 과장금을 낸 것을 비롯해 RBS 등도 이와 유사한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은 최소 10개 은행에 대한 외환시장 담합 혐의에 관한 조사를 벌이고 있어 외환 스캔들은 내년 한해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 부각…금융사 위협
최근에는 금융업체가 아님에도 금융상품과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업자들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모펀드의 임대사업이나 헤지펀드, 소규모 투자관리업체 등이 금융 개념을 도입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금융사들의 대출이나 대환 비지니스를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대형은행들의 전통적인 IB사업의 수익성이 점차 하락하면서 자산관리 사업 영역이 부각되고 있다. 이들 대형사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서 경쟁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다.
◆ 양적완화 기조 변화…부실 부문 리스크 커져
한편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기조의 변화 흐름도 은행 경영자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미 내년 1월부터 테이퍼링을 결정했다.
긴급 상황에 공급된 자금이 모두 회수되는 출구전략이 완료되기까지 앞으로 수년간의 시일이 소요하겠지만 이로 인해 적잖은 파급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예컨대 신흥 시장의 경우 외국계 자금의 유출이 일시적으로 심화될 수 있다.
또한 어느 시점에는 기준금리도 인상될 것이다. 그럴 경우 가계부채 등 부실 위험징후가 높은 부문부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금융 CEO들은 다시 한 번 위기상황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