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안정위해선 자금배분의 효율성 제고돼야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에서 지난 6월 발생했던 유동성 경색이 연말에 또 다시 출현하면서 그 원인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뉴스 포털 텅쉰재경(騰訊財經) 등 중국 매체는 통화전문가들을 인용해 6월에 발생했던 유동성 위기와 비교하면 이번 유동성 경색은 △분기말, 연말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자금수요 증가 △미국 양적완화(QE) 축소 △당국의 긴축편향 통화정책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먼저 분기말과 연말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자금결재 수요와 은행권의 예대율 충족을 위한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미국이 최근 QE 축소방침을 밝히면서 미 달러 강세 시대를 예고, 핫머니가 해외로 유출됨에 따라 시중 자금경색이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인민은행의 긴축편향 통화정책이 시중 유동성 부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는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의 중심을 안정 성장에서 위험요소 방어로 전환하면서 시중의 ′돈 줄′을 죄고 있다고 분석했다.
긴축편향 통화 정책의 영향으로 금리가 급등하는 등 자금 시장 불안이 확산되자 인민은행은 18일부터 사흘간 3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동성 경색의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M2(광의통화)가 이미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1위 통화발행국으로 올라서 객관적인 수치로 볼 때 중국이 결코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중국의 M2 잔액은 97조4200억 위안으로 전 세계 통화 공급량의 25%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보다 1.5배가 많은 수치다. 올 9월 말 현재 중국의 M2 잔액은 107조7400억 위안(약 1경8829조원)으로 동기대비 14.2% 증가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사실상 중국의 유동성은 넘쳐나지만 금융자원의 비효율적인 배치가 자금 경색을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시중 자금이 효율성이 낮은 지방정부 인프라 사업과 부동산에 흘러들어가 기업들의 자금 조달난을 부추김은 물론 자금 경색과 함께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최근 몇 년간 중국 지방 정부는 대규모 건설 사업 추진을 통한 성과(GDP성장률) 달성에 열을 올려왔다. 문제는 이들 지방 정부 대부분이 막대한 자금을 빌려 건설 사업을 추진, 지방 채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났고 결과적으로 자금 경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2011년 중국 심계서(감사원)에 따르면 2010년말 기준, 중국 전체 지방 정부 채무는 10조7000억 위안으로 발표됐으나 전문가들은 20조 위안(약 3495조원)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그 동안 중국 부동산 과열이 지속되면서 고수익을 노린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대거 유입돼 유동성 긴장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 1선 도시 신규 분양주택 가격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20%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동산 업계의 투자 수익률이 높은 탓에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다량 유입됐고 이때문에 금융 시장에서 유용 가능한 자금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