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이에라 백현지 정경환 서정은 기자] 장성택 북한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형 소식은 13일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증시가 열리기 전에 소식이 전달됐지만 코스피는 전날보다 4.89포인트(0.25%) 내린 데 불과했고 결국 5.02(0.26%)포인트 내린 1962로 마감했다. 장중에도 크게 출렁거리지도 않았다. 최고지수는 1963, 최저는 1947로 변동폭이 16p에 불과했다. 투자심리를 불안케 했다면 매도 혹은 매입 물량이 늘어야 하지만 거래량이 2억2005만주로 오히려 전날(2억5508만주)보다 줄었다.
시민들이 장성택 북한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소식에 집중하고 있다. |
이에 대해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핵실험을 해도 서해교전을 해도 주가는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는데 (장성택 사형)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장성택 사형을) 달리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증시에 영향도 거의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데는 굵직한 북한 리스크에 우리 증시가 내성을 키운데다 장성택 사형에 대해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체제 불안으로 이어질지, 북한이 군사도발을 할지 등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이슈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외국인이 느끼는 CDS프리미엄, 환율 등 금융변수가 크게 움직이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개혁개방은 장성택이 아닌 김정은이 주도한 것이고 장성택이 있어서 친 중국 관계가 유지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가 시장조정에 일조했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최광혁 이트레이드 연구원은 “중국 러시아 움직임과 관련해 외국인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그게 북한 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어 외국인 증시 매도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증시 참여자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신경을 더 쓰는 분위기다. 최근 코스피를 2000포인트 밑으로 떨어트린 주 요인이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증시도 이 문제로 사흘째 약세였다. 다우지수는 0.66%,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38%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0.14% 미끄러진 3998.40으로 지난달 25일이래 처음으로 4000선을 밑돌았다.
증시전문가들은 현재 테이퍼링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종우 센터장은 “오늘 주가 하락 이유는 표면적으로 테이퍼링 우려다”면서 “올해 선진국 주식시장은 미국 사상최고치 30번 넘게 갱신하는 등 가격에 대한 부담이 굉장히 많이 생겼다”고 했다.
그럼에도 정부나 정치권은 장성택 사형에 따른 북한 위험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천안함 유형의 국지도발 가능성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