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인민(人民)은행이 9일 금리의 시장 자율형성(변동) 시스템인 상업은행의 양도성 예금증서(CD) 발행을 처음 허용, 금리 시장화(금리 자유화)에 성큼 다가섰다. 9일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8일 저녁 웹사이트를 통해 CD 발행 허용방침과 관련 규정을 공지했다. 지난 10월 말 인민은행이 대출기초우대금리(LPR)를 시행한 데 이어 두 달만이다.
이로써 중국 금융권은 상하이은행간 금리(시보·Shibor), 대출기초우대금리(LPR)에 이어 대출금리 설정을 위한 기준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특히 CD발행으로 시보의 기준금리적 성격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민은행은 우선 공상(工商)·농업(農業)·중국(中國)·건설(建設)·교통(交通)·초상(招商)·중신(中信)·흥업(興業)· 포발(浦發)은행 및 국가개발은행(國家開發銀行) 등 10개 은행에 한해서 CD 발행을 허용했다.
이들 10개 은행들은 이미 CD발행 계획서를 제출했으며 초기에는 주로 단기 상품 위주로 발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자격을 획득한 은행은 고정금리,변동금리로 모두 CD 발행이 가능하며, 고정금리 CD의 만기는 1년 이내(1, 3, 6, 9개월), 변동금리 CD는 3년 이내(1, 2, 3년)로 정해졌다.변동 금리는 시보금리를 기준으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은행은 CD의 발행 금액, 기한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단일 CD 발행 금액이 5000만 위안 이상만 가능하다.
인민은행은 CD 발행으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CD발행과 거래의 범위를 펀드매니저,은행으로 제한했다.
이밖에 인민은행은 CD시장에서 시장조성자(market maker)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성자란 가격 결정 업무를 행하는 주체로, 매도와 매수 가격 차를 통해 호가차익을 추구하는 주체를 가리킨다.
인민은행은 시장금리 자율형성의 핵심 주체가 CD 발행의 시장조성자가 될 것이며, 적당한 시기에 시장조성자 대상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CD란 은행이 발행하고 금융시장에서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한 무기명 정기예금증서다. 보통예금과 달리 무기명이어서 양도와 매매가 가능하지만, 중도해지는 허용되지 않는다. 매매를 통해 금리가 변동되며, 은행권의 자금조달원 확대와 수신 경쟁력을 제고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A은행이 B은행에 1억 위안을 예치하고 받은 예금증서를 C은행에 이자를 지불하고 양도하면, 자금을 만기일자보다 먼저 받을 수 있게 돼 A은행은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CD 발행을 통해 은행 간 자금 수급에 따라 금리가 자유롭게 형성되고, 시중의 유동성 안정과 금리 시장화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중국은 금리 시장화를 위한 각종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올해 7월 대출금리 규제를 철폐했고, 10월에는 LPR 제도를 시행했다. CD발행은 예금금리 자유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로 풀이되고 있다. <10월 25일,본보 '中 인민은행 대출우대금리(LPR) 시행' 기사 참조>
루정웨이(魯政委) 흥업(興業)은행 수석경제학자는 "CD 금리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시장 금리를 적용한 유일한 저축성 상품으로 향후 예금금리 자율화 실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CD도입에 따라 은행업계의 재편이 가속화하고, 향후 중소은행들을 중심으로 은행의 약 25%정도가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