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자산 규모 2조500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가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연초 이후 시장 대비 상대 수익률이 2005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 숏베팅에 적극 나섰던 헤지펀드가 전반적인 업계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신화/뉴시스) |
6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11월 말까지 헤지펀드는 7.1%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 지수 수익률인 29.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는 2005년 이후 시장 대비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헤지펀드는 5년 연속 뉴욕증시의 수익률을 밑돌 전망이다.
지난달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0.2%에 그쳤다. 2008년 말 이후 헤지펀드는 S&P500 지수 대비 무려 97%포인트 언더퍼폼한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 평가 업체 모닝스타가 집계한 미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31%로, 헤지펀드를 크게 앞질렀다.
필드포인트 프라이빗의 닉 마콜라 리서치 헤드는 “주가 하락에 적극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특히 고전했다”며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이 주가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면서 헤지펀드의 숏베팅이 빗나갔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올해 헤지펀드의 실적이 ‘비극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최고의 수수료가 무색할 만큼 운용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교란하면서 헤지펀드가 복병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사상 최저 금리와 유동성 공급 등이 주가를 펀더멘털에 비해 크게 고평가시켰다는 얘기다.
이밖에 신규 헤지펀드가 급증하면서 업계 경쟁이 심화, 소규모 펀드를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낙제점에 해당하는 운용 실적과 고객 이탈 등으로 인해 폐업을 결정하는 헤지펀드가 늘어나고 있다.
릭소 애셋 매니지먼트의 프란시스 프렌센테스 글로벌 헤지펀드 리서치 헤드는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데다 투자자 기반이 바뀌면서 변동성을 기피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헤지펀드의 성격 역시 절대적인 수익률 목표를 추구하기보다 시장 대비 상대적인 성과에 치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